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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소식(小食) - 장세균

음식을 적게 먹는 것을 소식(小食)이라 하는데 소식을 하면 건강에 좋고 장수(長壽)한다는 속설(俗說)은 예부터 있어왔다. 또 가끔 쥐를 놓고 실험을 해본결과 많이 먹는 쥐보다는 적게 먹는 쥐가 활동양도 많고 더 오래 산다는 것도 증명이 되었다.

 

그러나 쥐와 사람은 생체구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소식이 반드시 장수(長壽)에 좋다는 결론까지는 유보되어 왔었다. 그런데 이번에 세계적 과학 잡지인 사이언스(Science)와 네이처(Nature)지에 발표된 내용에 의하면 식사에서 칼로리를 줄이는 것, 즉 소식(小食)이 장수(長壽)하는데 중요하다고 한 것이다.

 

미국의 위스콘대학의 리처드 교수팀이 인간과 같은 영장류인 원숭이 76마리를 놓고 20년간 관찰해본 결과 적게 먹는 원숭이가 많이 먹는 원숭이보다 오래 산다는 것이다. 특히 칼로리를 줄인 원숭이는 심장병, 암, 당뇨병, 뇌 수축과 같은 노인성 질병에도 강했다고 한다. 이처럼 소식(小食)이 좋으나 우리 식탁문화는 대식(大食)이 대부분이다.

 

우리 한국인은 대식(大食)으로 예로부터 외국에 잘 알려져 있다. 송(宋)나라 사신의 견문을 적은 [고려도경(高麗圖經)]에서 고려 사람들이 많이 먹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고 쓰여져 있다고 하고 18세기의 한국 견문을 쓴 달레의 [조선교회사 서설(朝鮮敎會史 序說)]에도 조선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나 부자를 막론하고 많이 먹는 것을 명예롭게 알고 어릴적부터 숟가락 자루로 배를 두둘겨 가며 많이 먹음으로써 배를 늘려 놓는다고 까지 쓰여 있다고 한다.

 

심지어 한국 사람들이 밥먹을 때 말을 하지 않는 것은 보다 많이 먹기 위해 입을 딴 일에 쓰지 않을려고 한다고까지 쓰여져 있다. 신라 때 김춘추(金春秋)는 하루에 쌀 서말, 뀡 9마리, 술 6말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니 그 역시 대단한 대식가였다. 먹는 것과 관련하여 중국인은 맛으로 먹고 일본인은 눈으로 먹고 한국인은 배로 먹는다는 말도 있는데 이도 역시 한국인의 대식(大食)을 빗댄것이다.

 

우리 가계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엥겔지수라고 하는데 식비 비율이 20%대가 미국, 영국, 서독 일본인데 우리의 경우는 무려 40%선이다. 소식은 선진국형 엥겔 지수이기도 한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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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균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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