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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퍼블릭 에너미

남성적 표현법·사실적 묘사 '남자 영화'…크리스찬 베일·조니 뎁 '연기 하모니' 여성 관객까지 유혹

영화 '퍼블릭 에너미'의 한 장면. (desk@jjan.kr)

▲ 퍼블릭 에너미 (범죄, 액션/ 140분/ 15세 관람가)

 

영화 '옹박'이 개봉 했을 때 한참 무술에 빠져있던 친구를 따라 극장을 찾았다. 제법 늦은 시간임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극장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대부분이 남성 관객 이었다는 것이다. 극장 안에 여자는 단 두 명뿐. '옹박'은 말로만 듣던 '남자 영화'였던 것이다.

 

완전히 다른 장르지만 또 다른 '남자 영화' 한편이 개봉했다. 크리스찬 베일과 조니 뎁이 출연한다는 이유로 많은 여성 관객들이 유인(?) 당하겠지만, 사실 '퍼블릭 에너미'는 진짜 '남자 영화'. 스토리나 영상을 떠나서 배트맨과 잭 스페로우 선장의 훌륭한 하모니를 감상하는 것만으로 영화 값은 톡톡히 하겠지만, 그냥 거기서 끝내기에는 아깝긴 하다. 여자나 남자, 누가 먼저 보자고 하는 게 중요하진 않겠지만 이 영화의 매력은 남자가 느끼는 매력과 여자가 느끼는 매력 포인트가 다르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존 딜린저(조니 뎁)가 죽기 전 10개월의 행적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은행 강도로 이름을 날리던 실존 인물이다. 젠틀맨으로 유명해 여자 인질을 위해 코트를 벗어주는가 하면 은행 돈은 훔치지만 고객의 돈에는 손대지 않는 행동으로 유명하다. 미국 대공황 시대 정부에게는 '공공의 적'으로 불렸지만 시민에게는 현대판 로빈 후드, 우리나라로 치면 임꺽정이나 홍길동쯤 되는 '훈남' 강도다. 영화는 실제 존 딜린저가 수감됐던 감옥과 실제 은행, 총격전을 벌인 레스토랑을 배경으로 촬영됐고 그의 감정 상태 영화 속에 잘 녹아있다. 물론 이 것은 존 딜린저 역을 맡은 조니 뎁의 훌륭한 연기 때문. 영화 '대부'의 알파치노 눈빛 연기에 반한 당신이라면 '퍼블릭 에너미'는 안 봐도 그림이다. 여자를 바라보는 그윽한 눈빛이나 외로움, 욕망,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감정의 싹까지 그는 제대로 말하고 있다.

 

이제 이런 배우를 마음껏 조율한 감독의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다. 마이클 만 감독은 '히트' '인사이더' '알리' '콜래트럴' 등의 메가폰을 잡은 경력을 가지고 있다.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의 '히트'나 톰 크루즈가 등장한 '콜래트럴'을 이미 본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선택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늘어났을 것. '퍼블릭 에너미'를 위해 4년이 넘는 기간을 철저하게 준비했고 앞서 만들었던 영화들을 통해 범죄영화의 내공을 쌓았으니 말이다. 이렇게 남성적인 표현법과 사실적 묘사는 '퍼블릭 에너미'가 '남자 영화'가 될 수 있게 한 몫 단단히 해내었다.

 

그러나 여성 관객에게는 이 모든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반복되는 사건들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남자들의 의리와 고독함이 우습게(?) 느껴질 수 있으니 말이다. 멋지게 살고 죽길 바라던 존 딜린저가 위험하게만 보일 수 있지만, 여자는 스릴있는 사랑에 약하다고 했던가. 영화 초반 조니 뎁의 위험하지만 열정적인 눈빛이 스크린에 잡힌 순간부터 여성 관객이라면 여자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을 것이다. 범죄 액션물로 분류 된 이 영화가 로맨스나 드라마로 인식되는 건 비단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 영화의 시대와 잘 어울리는 배경 음악 또한 여성 관객을 유인하는 미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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