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의 아름다움에 밀라 요보비치의 매력 더해져
▲ 퍼펙트 겟어웨이(스릴러, 모험/ 97분/ 15세 관람가)
비가 오나 해가 뜨나 날씨는 덥기만 하고 덕분에 복날마다 꼭꼭 챙겨먹은 영양식은 티도 나지 않는 올해 여름, 이런 여름에 극장가에서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공포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렇다 할 공포물이 없었을뿐더러 워낙 마음이 극도로 약한(?) 나머지 공포 영화를 관람 할 용기가 없었던 탓에 미루고 미룬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다행히도 이번 주 극장에는 '공포, 스릴러, 모험' 물이 대거 포진 했다. '한 편은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모두 봤더니 더운 날씨는 기억도 안 날 정도. 범인의 심리 상태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반전의 묘미에 대해 열변을 토하다 더위를 잊는 걸 보면 '공포 스릴러 영화가 여름에 좋다고 하는구나' 하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 극장 갈 때 긴 팔 카디건 하나는 필수. 간담도 서늘한데 요즘 극장은 에어컨 정말 '제대로'다.
분명히 영화 정보란에는 스릴러, 모험이라고 돼 있었고 포스터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던 주인공인 밀라 요보비치의 표정은 그렇게 다급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주인공의 전작들과 영화의 기본 배경들을 조합해 내 만들어낸 '퍼펙트 겟어웨이'의 이야기는 실제와 '아주' 달랐다. 이 영화는 그야말로 관객의 상식을 비꼬고 뒤집는 데서, 그리고 그 상식이 가진 본연의 허점 때문에 만들어 질 수 있어서다. 다시 말하면 영화 속 주인공들도 관객들도 자기의 꾀에 자신이 넘어간 것이다. 결론적으로 스릴이 있어서 공포스럽고, 공포스러워 스릴있는 영화다.
영화는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 하는 한 신혼 부부의 캠코더 영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하와이 신혼여행. 갓 결혼한 신혼부부 시드니(밀라 요보비치)와 클리프(스티브 잔)는 카우아이 섬에서 신혼여행 겸 트레일을 즐기려 하지만, 곧이어 다른 신혼부부가 시체로 발견 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하게 된다. 놀랍게도 범인으로 지목된 것은 한 쌍의 남녀.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시드니 클리프 커플은 지나(키일리 산체즈), 케일(크리스 헴스워스) 커플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되고 서로를 의심하게 된다. 불안감이 지속되던 그 때, 가까운 곳에서 범인이 잡히는 것을 두 커플은 목격하게 되는데.
극 중 영화 시나리오 작가인 클리프는 케일과 영화의 구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반전의 중요성 이라든가 영화가 갖춰야 할 것들 같은 아무것도 아닌 듯한 대화는 이미 이 영화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해 엄청난 힌트를 던져주고 있다. 마치 예언을 하듯 그들의 대화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 그리고 어느 순간 이 모든 비밀이 관객에게 드러났을 때, 감독은 플래시 백(영화, 텔레비전에서 다른 장면들을 삽입하는 것으로 과거 기억의 재생 또는 설명의 수단으로 사용)을 상당히 긴 시간 삽입함으로써 관객이 미쳐 깨닫지 못 했던 순간 순간의 이야기를 전한다. 요즘 영화들이 너무 긴 러닝타임으로 관객들을 괴롭혔다면 '퍼펙트 겟어웨이'는 그야말로 깔끔한 영화. 97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비밀이나 반전도 정확히 전달해 주는 친절함 까지 갖췄다. 당신이 믿고 있는 상식의 틀을 벗고 한껏 시원해 질 수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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