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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차 없는 날 - 박인환

근대 이전 우리의 도로는 사람을 위해 존재했다. 수레도 사람이 끄는 교통수단이었다. 이를 뒤집은 것이 일제 강점기 때의 신작로(新作路)였다. 신작로는 글자 그대로 자동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게 새로 낸 길을 말한다.

 

일제는 식민지 수탈을 목적으로 신작로와 철도를 개설했다. 도내의 경우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군산항을 통해 반출하기 위해 1907년 개설한 전주∼군산간 신작로가 최초다. 새로 뚫린 신작로에는 가끔씩 트럭만 다닐 정도 였다. 아이들은 흙먼지를 뒤집어 쓰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트럭의 꽁무니를 쫓을 정도로 자동차가 신기할 때였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이 자동차를 피해 다녀야 하는 시절이 됐다. 우리의 경우 압축성장을 통해 자동차 숫자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자동차가 도로를 지배하는 힘은 커졌다. 지난해말 국내 자동차 대수는 1679만대로 국민 2.95명당 1대 꼴이다. 월 평균 10만2000여대, 매일 3300여대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말 우리나라 도로 총 연장은 10만4236㎞다. 한줄로 이으면 지구 두바퀴반을 도는 거리다. 그런데도 출퇴근 시간대나 명절이면 넘쳐나는 자동차들로 도심 도로나 고속도로는 꽉 막히기 일쑤다.

 

정부가 아무리 도로를 확장해도 차량증가를 따를 수 없다보니 교통혼잡은 이제 일상이 돼버렸다. 또 다른 문제가 환경오염이다. 대도시 대기오염의 주원인은 자동차 배출가스 때문이다. 도심 열섬현상 원인도 자동차에서 내뿜는 열기가 큰 몫을 차지한다.

 

오늘(22일)이 '세계 차 없는 날'이다. 1년에 하루라도 자동차 이용을 자제해 대기오염, 소음 , 교통혼잡등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시행되고 있다. 1997년 프랑스 항구도시 라로쉐에서 시작됐고, 우리나라도 2001년 부터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행사 기간에는 일산화탄소가 20% 저감되는등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올해 도내에서는 전주, 익산, 군산등 3개시에서 각종 행사가 열린다. 세계는 지금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줄이기와의 전쟁중이다. 이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의 하나는 자동차 운행을 줄이는 길이다. 오늘 행사가 지나치게 빠름과 안락만을 추구하는 자동차 의존적 생활에서 벗어나는 의미있는 행동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박인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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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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