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10주년 맞아 3국협력 확대 계기로 북핵해법 집중모색
오는 1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3국 정상회담은 과거 어느 때보다 의미가 각별하다.
한.중.일 정상간 협의의 장이 열린 지 10년째 되는 만큼 이번 베이징 회담이 3국 협력관계가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회담에서북핵 문제와 관련해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전언이 있을 것으로보인다.
◇3국 협력확대안 담은 공동성명 추진 = 한.중.일 정상회담은 지난 1999년 '아세안(ASEAN)+3' 정상회의 기간 일종의 '번외 이벤트' 성격으로 출발했다.
대규모 정상회의가 있을 때마다 열리던 한.중.일 정상회담은 지난해 12월 일본후쿠오카(福岡)에서 처음으로 별도 개최됐다.
이에 따라 3국은 사상 두번째로 별도 개최하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중.일 정상회담을 정례적인 3국 정상 협의체로 착근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미 내년 3차 한.중.일 정상회담은 우리나라에서 개최키로 예정돼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3국간 협력 확대를 위한 구체적이고도 실효성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는 3국 정상이 처음 만났던 10년 전에 비해 한.중.일 세 나라가 세계 무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커진 만큼 협력관계도 더욱 발전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 한.중.일 3국의 GDP(국내총생산)를 합치면 전세계의 6분의 1에 달하고 3국 모두 G20(주요 20국) 회원일 정도로 세 나라가 국제무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면서 "한.중.일 협력 10주년을 평가하고 앞으로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게 회담의 가장 큰 의제"라고 말했다.
따라서 3국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도출될 정상간 합의 사항을 문서화해 공동성명 등을 통해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북핵 해법 접점 찾기 = 회담의 목표가 3국간 관계 증진의 획기적 방안 마련이긴 하지만 한.중.일 세 나라는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한 공통 분모를 찾는 데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3국 모두 6자 회담 참가국인 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가장 큰 우방으로여기는 중국의 원 총리를 최근 만났다는 점에서 3국 정상들이 어떤 의견들을 교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만약 원 총리가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김 위원장과의 대화 내용을 이 대통령과 하토야마 총리에게 설명할 가능성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대통령의 경우 최근 방미 기간 국제사회에 제안한 '그랜드 바겐'의 필요성을강조해 중국와 일본 정상의 공감대를 끌어낸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드 바겐이란 6자 회담에서 북한 핵 프로그램을 사실상 폐기하는 대가로 북한에 안전을 보장하고 재정을 지원하는 일괄타결 방식을 말한다.
이는 앞서 이 대통령이 제의한 '5자 협의' 방식과 연결된 것으로 한국, 미국,중국, 일본, 러시아가 먼저 북한에 줄 수 있는 카드에 합의한 뒤 북한을 6자 회담에복귀시켜 '돌이킬 수 없는' 합의를 이루자는 대안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내년 G20 성공개최 협력 모색 = 이명박 대통령은 내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G20 회원국인 중국와 일본의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국가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내년 G20 정상회의에서 3국간 긴밀한 공조와협력 관계를 과시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 3국 모두에 이익이된다는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와 일본도 G20 회의체에서 동아시아의 영향력이 확대되기를 원하는 만큼 협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청와대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중.일 3국 정상은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세계적 화두가 되고 있는 '녹색성장'을 위한 환경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한.중.일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과 같은 선례를 거울삼아 금융 분야에서의 새로운 협력 방안도 모색키로 했으나 3국간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 등의 민감한문제는 거론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외상의 '한.중.일 공통 교과서' 언급과관련, 장기 프로젝트로 이를 추진하자는 데 대한 원칙적인 공감대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中.日 정상과 양자회담 = 이 대통령은 한.중.일 정상회담 공식 개막일 하루전인 9일 서울에서 하토야마 일본 총리와 먼저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다.
당초 베이징에서 일.중 정상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하토야마 총리가 베이징 방문에 앞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기로 함으로써 서울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지게 됐다.
한일 정상은 무엇보다 이번 양자 회담에서 일본의 정권 교체를 계기로 양국 관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 대통령이 수차례 제안한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방한 문제에 대해 하토야마 총리가 답변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또 10일 한중일 정상회담이 끝난 뒤 원자바오 총리와 한중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중국이 갖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랜드바겐과 5자 협의 제안의 수용을 적극 검토해줄 것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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