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콥터·전투기 교육활용 07년 軍특성화고 지정…미래 항공인 양성 요람

'시골 학교에서 전국구 특성화고교로!'

고창 강호항공고(교장 강인숙)는 안데르센의 동화 '미운 오리새끼'의 주인공과 다름없다. 해마다 학생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골학교에서 요즘엔 각지에서 몰려드는 학생들로 붐비는 소위 '전국구'로 부상한 덕분이다.

실제 지난해 2009학년도 신입생(225명)을 모집한 결과 전국 162개 중학교에서 322명이 지원, 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지원자 중 97명이 탈락됐다. 도내 전문계고 상당수가 신입생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을 감안하면 '대박'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지원자들의 출신지역 또한 고창과 전북을 넘어섰다. 고창 79명 등 전북 181명을 비롯해 광주 42명, 전남 31명, 서울 8명, 경기 28명, 경남·북 7명, 충남·북 20명, 강원 4명, 제주 명 등이다.

강호항공고의 화려한 변신은 항공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항공특성화 학교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면서부터다. 2007년 국방부로부터 군(軍) 특성화고교로 지정된 이 학교는 지난 2월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공군 전문병 49명을 배출했다. 공군 전문병은 일반사병으로 군 의무복무 기간(18개월)을 마친 뒤 부사관으로 임용돼 18개월을 유급(연봉 2200만원)복무한다. 또 제대 후에는 4년제 대학에 편입이 가능하고 항공 분야에 취업이 가능하다. 군복무 기간 동안 대학에 진학, 항공 관련 전문지식을 습득할 수도 있다.

이종명 교감은 "제트엔진과 헬기, 항공기관 등 다양한 실습실은 산업인력관리공단이 실시하는 항공기기체정비기능사와 항공기기관정비기능사 자격시험장으로 활용될 정도로 전문화됐다"고 밝혔다.

미래 항공인을 육성하는 학교의 노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4억원 가까이 들여 400평 규모의 항공관을 설치했으며 헬리콥터와 항공기 5대를 사들여 정비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다음달 초에는 한국형 전투기인 F4전투기가 도입돼 학생들에게 공개된다. 여기에 공군 30년 근무 경력이 있는 전역군인 4명과 스튜어디스 출신 1명을 교사로 초빙, 학생들에게 현자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으며 항공관련 교사 10명도 '1인 1자격증 취득'이라는 목표아래 항공관련 자격증을 모두 취득하는 솔선수범을 보였다.

강호항공고의 유명세는 군 특성화고가 아닌 곳에서도 빛난다. 대학진학과 취업률 100%, 그리고 높은 자격증 취득이 그 빛의 근간이다. 지난해 서울대와 한국항공대, 한국해양대, 고려대 등 명문대를 포함한 대학진학자가 87명에 달하는데다 공군 전문병 49명을 비롯해 졸업생 모두 취업에 성공했다.

자격증 취득 또한 만만찮다. 항공전자정비와 항공기관 정비 등 공업계열 자격증 취득은 642건, 컴퓨터그래픽 등 상업계열은 542건, 굴삭기와 미용, 조리 등 통합형교육과정은 69건으로 지난해 학생들이 취득한 자격증만 모두 1253건에 달한다.

이 같은 성과는 항공 특성화와 진학, 취업에 중점을 둔 통합형 교육과정에서 비롯됐다. 학교는 교육과정을 항공기계·항공전자·항공경영정보·항공서비스·정보처리·전자상거래 등 6개 과를 두고 7개 코스(뷰티아트, 조리과학, 자동차·건설기계, 전기·전자, IT, 항공, 진학) 3개 특별반(진학, 공군부사관, 컴퓨터특기생)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는 이달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6일 동안 2010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항공기계과(84명)와 항공전자과(56명),항공서비스과(28명),항공경영정보과(28명),정보처리과(28명)등 모두 5개과에 걸쳐 224명을 선발한다. 일반전형은 내신과 신체검사·면접 등으로 이뤄지며 모형항공기협회 공인 전국대회 3위 이상 입상자, 강호항공고 교장배 모형항공기대회 3위 이상 입상자, 경비행기 면장 취득자 및 항공관련 기능사 자격증 취득자는 특별전형으로 응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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