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글이 정작 우리 땅에서 차별과 푸대접받고 있다는 것은 여러 조사를 통해서나 또 우리 스스로가 일상생활을 통해서도 충분히 감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중고등학교 현장에서만 영어 광풍이 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프랑스 소설가 알퐁소 도데가 쓴 "마지막 수업"이라는 소설을 기억한다. 그 소설 속에서 프랑스 국어 선생은 학생들을 향해 " 나라가 망해도 나라의 언어를 잃지 않는다면 나라를 잃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지금 우리는 이 말을 깊이 귀담아 들어야 할 때다. 나라가 망해도 나라의 언어를 지키면 감옥에 있어도 감옥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다.
지금, 영어가 난무는 하고 있어도 막상 외국 관광객에게는 별 도움도 주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외국 관광객들의 불평의 하나가 도로에 설치된 이정표의 영어들이다. 도로 이름을 영어로 표시한다는 것이 우리말의 음(音)을 그대로 알파벳으로 나열했기 때문이다. 예를 든다면 서울의 종로 1가를 영어로는 "Jonro 1 Ga"로 표시되 있다.
그냥 소리나는 대로 알파벳으로 표기했는데 외국 관광객들은 이단어의 뜻을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서울의 종각(鐘閣)의 이정표도 영어라고 표시돤 것이 "Jong-Gak"이다. 이것은 단순히 알파벳으로 써 있을뿐 영어가 아니다. 영어도 한글도 아닌 지구상에 없는 이상한 글자들이다. 전국에 걸쳐있는 현상이다. 전주도 마찬가지이다.
"은행로"를 영어로 표시한다는 것이 "Eunhang-Ro'이다. 소리나는대로 알파벳을 나열한 것이다. 이런 잘못된 영어 도로 표시판은 한문을 모르는 한글세대들 공무원들의 우리말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고 본다. 서울의 도로, "종로"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종로"라는 명칭은 "종각(鐘閣)"이 있는 거리라는 뜻에서 "종(鐘)"이라는 말과 "거리"라는 뜻의 한자 "가(街)"자를 붙여 만든 합성어이다. 그러므로 "종로 1가"를 영어로 제대로 표시하면" Jong_Ro 1 Street" 이다.
전주의 "은행로"도 제대로 된 영어로는 " Eunhang Street"이다. 우리사회는 우리도로 이름이 고유 명사인지 보통 명사인지도 모르고 사는 그런 사회이다.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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