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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9000원짜리 자장면 - 백성일

요즘이 골프 치기가 좋은 때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북 11개 골프장을 찾은 내장객은 92만명이었다. 증가율 면에서 전국 2위를 기록했다. 그린피가 수도권에 비해 싸서 내장객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골퍼들에게 가장 기분 나쁜 것은 음식 질에 비해 음식 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클럽하우스와 그늘집 음식 값이 턱 없이 비싸다. 골프장 레스토랑 음식은 신속하게 손님들에게 제공되기 때문에 호텔처럼 고급이라기 보다는 일반 레스토랑 수준이며 그늘집은 사실 분식집 수준 밖에 안된다.

 

익산 S골프장의 자장면 값은 9000원이다. 전주 리베라 호텔 8100원보다 비싸다. 일반 중국 음식점 4~5000원 보다 2배 이상 비싸다. 특별히 맛 있는 것도 아닌데 엄청나게 비싸다. 다른 골프장들의 삶은 계란 1개 값은 1천원으로 일반 마트의 유정란 1개 값(200원 가량)을 고려하면 마진이 5배 가량 된다. 보통 골퍼들은 동반자 3명과 함께 골프장 클럽하우스 내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그늘집에 2번 가량 들러 음료 등을 마신다. 식음료 값만 5만원서 10만원 이상이 된다. 부담 되지만 여러 체면 때문에 불평 한마디 못한다. 전국 골프장들이 음식 값 비싸게 받기는 대동소이하다.

 

호텔처럼 봉사료(10%)가 별도로 붙는 것도 아니고 일반 음식점과 달리 음식의 질이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면서 골프장의 이윤 확대를 위해 음식 값을 비싸게 받고 있다는 게 골퍼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에반해 골프장들은 하나의 관례라고 말한다. 골프 대중화가 이뤄진 마당에 음식 값 비싼 것이 관행이라면 너무 궁색한 변명이다. 골프장이 없어 부킹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웠을 때는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비싼 음식을 사먹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골프장 공급 과잉으로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선 골프장들이 음식 값을 마치 담합이라도 한 양 내리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칼하다.

 

골퍼들은 결코 봉이 아니다. 접대 골프를 받는 공직자들은 돈을 잘 안내봐서 음식 값이 비싼지 싼지를 잘 모른다. 그린피 카트비 캐디피도 부담될 수 있지만 항상 음식 값 때문에 골프 잘치고 기분 잡친다. 세상사는 데는 상식이 있다. 자장면 한그릇에 9000원이다면 그것은 상식에 어긋난 것 아닐까.

 

/백성일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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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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