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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행복한 스케이터 - 조상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끝났다. 17일간의 흥분과 감동 드라마는 우리 국민을 행복하게 했다. 세계 5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냈을 뿐 아니라 갓 20살을 넘긴 풋풋한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 무대를 쥐락펴락 하는 게 너무 흐뭇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승전보는 정치권 싸움에 진저리치고 경기침체로 주눅 든 서민들의 어깨를 펴게 했다. 일시나마 청량제였던 셈이다.

 

이번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피겨 스케이팅이었다. 쇼트 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메달이 쏟아져 나왔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피겨종목에 쏠렸다. 김연아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선수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했고, 시상대에 올라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국민적 기대라는 무거운 바윗돌을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그가 얻은 점수는 228.56점으로 새로운 신화였다.

 

이날 신문과 방송은 온통 김연아 특집으로 도배했고, 최대의 찬사를 바쳤다. '신(神)의 경지''경제적 가치만 6조원''살아 숨쉬는 예술(work of art)''역사가 바뀌었다'등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영광 뒤에는 어머니의 헌신과 탁월한 코치의 지도가 있었다. 특히 네티즌들이 '아빠 미소'로 이름 붙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49·캐나다)의 말은 주목할만 했다.

 

오서가 김연아측으로 부터 메인 코치 제의를 받은 것은 4년전이었다. 이때 16살의 연아는 키도 작고 마른 편에 치아교정기를 끼고 있었다. 오서가 받은 첫 인상은 "(연아는) 행복한 스케이트 선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바위속 다이아몬드 같은 재능'이 있음에도 훈련에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 너무 힘들어 했고 거의 매일 울었다. 그래서 오서는 "첫번째 목표를 연아를 행복한 스케이터로 만들어 주는 것"으로 세웠다.

 

이같은 오서 코치의 훈련방침 덕분에 연아는 피겨 스케이팅의 즐거움을 느끼고,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대목은 행복하지 않으면 무언가를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행복도 훈련이 가능하고 습관이 된다는 점이다.

 

행복은 영국 속담처럼 남의 정원에서 따오는 게 아니라 내 담장안에 있는 과실이 아닐까. 행복한 습관을 길러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조상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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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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