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콩~달콩~ 사랑의 줄다리기
▲ 프로포즈 데이(로맨스, 코미디/ 100분/ 12세 관람가)
나올 때가 됐지 싶었다. 봄꽃이 만개하기 시작했으니 사랑이야기가 제격 아닌가. 가슴 설레게 하는 소소한 에피소드가 모여 웃음과 사랑을 전하는 영화가 한 편 있었으면 싶었다. 비록 이 전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의 답습이 될 수도 있지만 주인공도 멋지고 화면도 훌륭하다. 꽃 피는 춘(春) 사월 영화 '프로포즈 데이'를 만나보다.
안정된 직장에 고급 아파트 입주를 앞둔 골드미스 애나(에이미 애덤스). 완벽한 그녀에게 고민은 단 하나 뿐 이다. 4년 동안 연애 중인 의사 남자친구가 아직까지 청혼을 하지 않은 것. 프로포즈를 받을 거라 생각했던 4년차 기념일에 돌아온 선물은 청혼 반지가 아닌 귀걸이였다. 더욱이 이 선물을 남긴 남자친구는 훌쩍 아일랜드로 출장을 가버리는데. 청혼을 못 받아 끙끙 앓던 애나는 '아일랜드에선 2월 29일, 여자가 남자에게 청혼하면 무조건 승낙해야만 하는 풍습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남자친구의 출장지인 더블린으로 떠난다. 그러나 악천후로 여행은 꼬이기 시작하고, 2월 29일에 맞춰서 남자 친구가 있는 더블린에 꼭 도착해야만 하는 애나는 아일랜드 토박이 까칠남 데클랜(매튜 구드)에게 안내를 부탁한다. 한시가 급한 애나와 달리 느긋하고 무뚝뚝한 데클랜 때문에 둘은 사사건건 충돌한다. 정 반대인 두 사람은 결국 미묘한 감정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마침내 남자친구에게 프로포즈를 할 순간, 과연 애나의 운명의 남자는 무엇일까?
이렇게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따르긴 하지만 사랑 영화는 크게 망할(?) 확률이 낮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사랑'이란 자체가 아름답기 때문에 비록 영화가 재미 없다하더라도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현혹하기 때문. 그리고 사랑 영화는 커플 두 명이 한 세트니 관램객 동원률이 자연히 높아지지 않을까 싶어서다. 기본적으로 영화 '프로포즈 데이'는 사랑 영화로서 누릴 수 있는 이 두 가지 요행에 톡톡히 감사해야 한다. 사랑이 아무리 무모하다지만 이 영화의 설정 자체가 무리수다. 더욱이 남자 친구의 청혼을 위해 다른 나라로 날아가거나,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면서 유적지를 구경하다가 기차를 놓치거나 하는 등 앞 뒤 설정이 맞지 않는 부분도 영화의 몰입도를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이런 작은 부분을 놓치다 보니 아쉬움이 들기는 하지만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감초라는 '자잘한 웃음'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다. 또한 두 배우 에이미 애덤스와 매튜 굿은 '프로포즈 데이'의 상황과 너무나 잘 어울려 만점짜리 캐스팅이라고 하겠다. 주연 배우들이 가진 매력 때문에 그나마 '프로포즈 데이'가 살아 남은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이 영화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 다른 한 가지는 바로 풍경이다. 잉글랜드의 한적한 시골 모습을 배경삼은 그 아름다움은 거부하기 힘들 정도다. 우리나라 꽃 만큼은 아니지만 아일랜드 시골 농장의 꽃도 아름답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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