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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 vs 방자전

'내 깡패 같은 애인' 로맨틱 코미디에 '88만원 세대' 아픔까지 vs '방자전' 색다른 야함 호기심 자극

늘 그랬던 사람이 같은 행동을 하면 주목 받기는 힘들다. 반대로 예상 밖의 행동을 하면 관심은 받을 수 있겠지만 평가는 냉정하게 작용한다.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과 '방자전'은 사람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늘 그랬던' 박중훈과 '그럴줄 몰랐던' 조여정 때문. 코믹 연기의 달인답게 로맨틱 코미디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으로 돌아온 박중훈의 연기와 개봉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방자전'의 춘향 조여정을 만나보자.

 

▲ 내 깡패 같은 애인(코미디, 드라마/ 105분/ 15세 관람가)

 

박중훈이 훌륭한 배우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는 이전 영화에서 참패를 했고 다시 택한 '내 깡패 같은 애인'은 총 예산 9억원의 소규모 영화다. 상대 여배우는 누군지 알 듯 말 듯한, 영화배우로 치면 신인. 박중훈의 평소 레벨을 생각한다면 약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늘 하던 코믹 연기라 관객의 기대치는 최상이요, 관심은 최하인데 말이다. 이렇듯 박중훈을 중심으로 본 영화 '내 깡패 같은 애인'은 딱히 관심 가는 영화가 아니다. 그러나 '88만원 세대'의 아픔을 담은 세진(정유미)의 이야기가 더해져 웃겨도 그저 웃어넘길 수 없는 현실이 넘쳐난다.

 

삼류건달 동철(박중훈)의 반지하 옆집으로 참하게 생긴 젊은 여자 세진(정유미)이 이사 온다. 그녀는 서울에 취업해서 올라온 지방대생. 이전에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면서 다시 열심히 이곳저곳 면접을 보러 다니는 중이다. 동철은 비 오는 날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 세진의 우산을 들고 나가버려 그녀를 어이없게 고생시키기도 하지만, 영양실조로 쓰러진 세진을 응급실로 옮겨다 줄 정도로 착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러는 사이 둘은 가까워지고 동철은 세진이 고향집에 데려갈 가짜 남자친구 행세까지 해주게 되는데.

 

세대가 다른 두 배우를 예쁘게 묶어낸 감독의 역량이 돋보일 뿐 아니라 절대 오버하지 않는 정도가 부러운 영화. 억지스럽지 않은 이야기 전개와 소소한 디테일들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군더더기 없이 기분 좋게 울리고 슬프게 웃긴 한국형 로맨틱코미디.

 

▲ 방자전(드라마/ 124분/ 청소년 관람불가)

 

'방자전'을 보고 왔다고 하면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하녀'보다 야해?"였다. 영화 홍보를 처음부터 그렇게 하고 있으니 사람들은 궁금해 할만도 하지만 보고 온 사람으로서는 어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특히 영화 '하녀'와 비교 하기는 불가능. '야함의 정도'는 둘째 치고 '야함의 종류'가 다른 영화기 때문이다.

 

몽룡(류승법)을 따라간 곳에서 기생의 딸 춘향에게 한 눈에 반해 버린 몸종 방자(김주혁). 몽룡 또한 그녀를 눈여겨본다는 사실에 마음을 접으려 하지만, 자신을 하대하는 몽룡의 태도에 적개심으로 춘향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 버린다. 춘향 역시 방자에게 흔들이고 결국 방자는 춘향을 품게 되는데. 하지만 신분 상승의 꿈을 접을 수 없는 춘향은 몽룡이 과거 시험을 위해 한양으로 떠나기 전 정인 서약을 맺게 되고 방자는 이를 알면서도 춘향에 대한 마음을 접지 못한다. 시간이 흐르고 장원 급제한 몽룡이 돌아오자 몽룡은 춘향에게 더 큰 출세를 위해 모종의 거래를 제안하는데.

 

'방자전'은 우리가 흔히 아는 춘향전에 비해 원초적이고 욕망적이다. 모든 이야기의 흐름이 인간의 성적 욕망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 야하기만 하다면 억지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춘향전을 보며 궁금했던 '방자는 뭐 했을까?' '인물은 춘향이가 나을 텐데 방자는 향단이로 만족했나?' 같은 호기심이 멍석을 깔아 줬기에 충분히 가능한 얘기처럼 보인다.

 

'음란서생'을 만들었던 김대우 감독의 차기작으로 '음란서생'에서 보여줬던 위트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 고전 「춘향전」을 잊고 관람한다면 풍자와 해학을 마음 것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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