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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한국인 심리' - 장세균

 

20세기 영국의 석학인 칼, 파퍼는 그의 저서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한용운 스님은 '불교 유신론'에서 불교를 말살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당연히 이에 맞서야 한다는 논조를 폈다.

 

불교가 평화를 존중하는 종교라고 해서 정당방위까지 포기하면 불교 자체는 없어진다는 뜻이다. 민주체제는 우리 스스로가 지켜야 한다. 참여연대가 유엔 안보리에 공개서한을 보내 우리정부 조사에 의문이 많아 신중하게 논의해달라는 식의 주문은 상식밖의 일이다.

 

정부는 국가를 대표하기도 한다. 천암함 사건을 놓고 대외적으로는 대한민국 주장이 이원화(二元化)된 꼴이다. 우리끼리 싸워 창피한 꼴은 이미 옛날에도 있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독립운동을 위해 미국을 갔을 때 샌프란 시스코 어느 거리에서 상투를 틀고 갓을 쓴 조선인 두 사람이 노상에서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는 것을 보게 되었다.

 

도산 선생은 두 사람을 말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조선에서 서로 동인 서인 싸움질 하는 것도 모자라서 이역만리 여기까지 와서 이 무슨 창피한 짓인가 하고 호통을 쳤다는 것이다. 미국에 약 2백만 한국 교포가 살고 있다. LA에 가장 많이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거기에도 한국 깡패가 있어 한국 교포 상점만을 상대로 행패를 부려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중국이나 일본 깡패는 자국민의 상점을 상대로 행패를 부리지는 않는다. 모든 나라들이 다 그렇다. 한국학을 전공한 러시아 출신 박노자라는 사람은 한국 사람의 기본적 심리를 너무도 예리하게 포착했다. 그는 말한다. 한국 사람 정신의 '키워드'는 오로지 '자기 개인 생존 본능'이라고.

 

한국의 어느 사회학자도 이렇게 예리하게 우리 자신의 가슴을 풀어헤친 사람이 없다 .한국 사람은 국가보다도 자기 개인 조직을 더 우선시하고, 자기 조직보다는 자기 개인의 생존을 더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참여연대의 유엔 안보리로의 공개서한을 볼때 박노자의 지적이 맞다는 생각이다. 임진왜란의 와중에서도 조정에서는 동인(東人),서인(西人)끼리 싸움을 했잖은가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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