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서야 한다면…무조건 강해져라…약골소년 쿵푸와 만나다…성룡-윌 스미스 아들, 스승과 제자로
▲ 베스트 키드(액션, 드라마/ 140분/ 12세 관람가)
80년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베스트 키드'(1984)를 모르고 넘어갈 수 없다. 영화 자체도 유명 했지만 신인 배우였던 랠프 마치오를 탑 스타로 만들었고 영화 주제곡 '글로리 오브 러브(Glory of Love)'가 세기의 명곡으로 남는 역할도 해냈으니. 영화의 원제는 '카라테 키드'였지만 일본 문화가 어둠의 세계로 유통되던 그 시절의 상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베스트 키드'로 개봉했고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1편의 인기에 힘입어 3편까지 제작됐던 '베스트 키드'가 2010년 새롭게 만들어져 개봉했다.
리메이크 된 영화 원제는 '카라테 키드(The Karate Kid)'지만 예전의 향수를 공략했는지 한국 개봉명은 여전히 '베스트 키드'. 의아한 건 이제 주인공이 배우는 건 가라테가 아닌 쿵푸인데 미국에서 조차 '쿵푸 키드'가 아닌 원작의 제목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제작자 마음이니 관객이 왈가왈부 할 수는 없지만 또 제멋대로 인 게 남았다. 바로 주인공 캐스팅. 랠프 마치오가 주인공을 맡을 당시 그의 나이는 22살이었지만 2010년 '베스트 키드'의 주인공은 갓 12살 소년이다. 바로 '행복을 찾아서'와 '지구가 멈추는'날에서 얼굴을 알린 제이든 스미스다. 사실 이 꼬마가 더 유명한 이유는 유명 배우 윌 스미스의 아들이라는 것. 이제 리메이크 된 '베스트 키드'의 제작자가 윌 스미스인 것을 눈치 챘을 것이다. 이렇듯 영화는 제작 단계부터 '윌 스미스의 아들 띄우기(물론 공식석상에서 발표한 적은 없지만)' 가 의도됐다. 원작의 기본 줄거리만 빌려 왔을 뿐 배경도 주인공도 모두 바꿔버렸고 스케일은 훨씬 커져서 주인공은 금방 변신이라고 할 기세다.
새로운 '베스트 키드'(2010)는 베이징이 배경이다. 엄마와 단 둘이 사는 흑인소년 드레(제이든 스미스)는 중국으로 이민을 오게 되고 문화적 차이를 겪는다. 부적응과 인종차별,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하루 종일 중국인 일진 친구들을 도망 다니는 게 일인 드레에게 구세주가 나타났으니 바로 아파트 관리인 미스터 한(성룡)이다. 그는 드레에게 쿵푸를 전수해주고 결국 쿵푸 경기대회에서 멋지게 우승하게 되는데.
제이든에게 집중하는 사이 희대의 액션 배우 성룡을 놓치고 있었다면 이 또한 윌 스미스의 계략이다. 각자 다른 이유로 결핍을 느끼는 드레와 미스터 한이 쿵푸로 공통점을 찾고 결국은 친구가 되는 스토리는 성룡의 액션 노하우 없이는 불가능 했을 것. 어째든 그는 지금도 중국을 대표하는 배우니까 말이다. 물론 과거의 영광의 생각하자면 조금 안타까운 것이 사실. 언제나 멋져 보일 것만 같았던 젊음도 사라지고 역할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딘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베스트 키드'는 액션 영화라기보다 쿵푸를 통해 자라나는 한 소년의 성장 영화로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쿵푸로 동양을 이해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흑인 소년의 이야기랄까. 단순한 줄거리 속에 쿵푸라는 큰 틀을 가지고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은 간결하지만 실 수 없는 영화를 선사할 것. 비록 윌 스미스의 아들 띄워주기일망정 한 번쯤 속아줘도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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