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0 22:23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기고] 전북, 명품도시만들기 '시동' - 홍성춘

홍성춘(전북도 건설교통국장)

 

인간이 소박한 원시공동체 속에 살고 있을 때에는 자연과 관습에 따라 살아가기만 하면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일정한 장소에 정착하여 무리를 형성하게 되면서부터는 사회생활을 합리적으로 충실히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예를 들면, 관개용 운하 등의 공공시설을 갖추게 됨으로써 농지의 생산력을 높이게 되었고 문명의 발달과 함께 도시화가 진행되고, 기능이 한층 분화되면서 개인적인 생활의 장(場)과 병행하여 공공장소에서의 여러 장치나 장비를 보다 합리적으로 계획하여야만 하였다. 여기에서 공공디자인(public design)의 개념이 생겼다.

 

현대사회는 삶의 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도시에서 살면서, 고유의 문화를 가꾸어 자신들이 누리면서, 그것을 경쟁력으로 삼아 발전하고자 한다. 이러한 인식변화 속에서 크게 주목받는 것이 공공디자인이다.

 

도시 경쟁력은 물론 국가이미지 제고에도 가장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도 공공디자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킬 방안으로 '창의적 디자인 강국구현', '지속가능한 국토환경 디자인 정착'이라는 국정과제를 선정하여 아름답고 특색 있는 건축과 경관, 고유의 정체성을 가진 도시 공간 창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의 급격한 도시화의 흔적을 담고 있으며, 도시의 정체성과 개성을 살리지 못한 채 무질서하고 삭막하며, 공원과 같은 공공시설은 최소한의 면적만 할애되었고, 시민의 일상생활을 풍요롭게 할 다양한 문화공간의 창조에 소홀하였고, 가로에는 상점들이 얼굴을 내밀기 위해 간판을 어지럽게 내걸려있다.

 

많은 선진 도시들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의 정체성과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디자인을 도입·시행한 지 이미 오래다. 주변환경과 조화된 질서 있는 도시계획, 지역이 가진 과거와 현재의 공존, 독특하고 다양한 건축물, 예술성이 가미된 랜드마크적인 건축물이나 조형물, 쾌적하고 아름다운 거리, 여유로운 도심공원과 친수공간 등으로 정체성을 가진 매력적인 도시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매력적인 경관과 분위기를 갖추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면서 도시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는 것이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면서 도시 간, 나라 간의 경쟁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다양하고 다원적이며 개방적이되 정체성 있는 문화경관을 만들어나가야만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으며, 우리의 경우도 과거와 현재가 적절하게 공존하면서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 전라북도는 '천년의 비상을 위한 천지인을 아우르는 공공디자인'을 미래상으로 설정한 공공디자인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지속적인 발전과 변화의 디자인, 지역성과 장소성을 담아내는 디자인, 공공성을 바탕으로 한 인간중심의 디자인 등 6대 추진전략과 함께 권역별 구체적인 기본방향과 세부전략, 분야별 가이드라인, 10대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제 기본계획이 마련된 만큼 우리의 도시 안 그 어느 것도 조화로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정체성과 개성을 갖춘 명품도시 만들기에 도민 모두가 함께 나서야 할 때이다.

 

기본계획에 제시된 통합과 협력, 프로세스 등의 가이드라인을 공적공간의 계획·시공·유지관리의 지침으로 삼아 우리만의 정체성을 찾아내고 거리의 휴지통, 자전거 보관대, 가로등, 간판 등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부터 출발하여 보다 많은 공공공간을 확보하고, 새롭게 지어지는 건축물이 다양성 속에 통일성이 있도록 외관과 색채 등에 가이드라인을 적용 하면서 도심 재개발지역과 새만금, 혁신도시 등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 내야한다.

 

아울러 공공시설물을 아끼고 애착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성숙한 도민실천운동도 병행하여 공공디자인으로 살기 좋고 일하기 좋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수준 높은 문화 관광 도시환경을 담아내는 전북의 경관을 디자인하여 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다.

 

/홍성춘(전북도 건설교통국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