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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슈렉포에버

(애니메이션, 가족, 판타지/ 93분/ 전체 관람가)

큰 눈망울로 애원하던 고양이의 눈망울을 봤을 때 눈치 챘어야 했다. 현대의 브랜드를 빗대 웃겼을 때나 엉성하지만 정감 가는 주인공의 몸짓에서라도 마음의 준비는 했어야 했다. 언젠가 이 재미있는 시리즈가 끝나버릴 거라는 걸.

 

2001년 '슈렉' 1편이 나왔을 때 애니메이션 영화가 이렇게 의미심장(?)할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미의 기준을 비꼬고 옛날 공주 이야기를 변신시킨 주인공이었기 때문.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영화계의 불문율을 깨고 이어진 후속작들은 점점 더 재미있어졌고 이제 그 끝에 도달한 것이다. 2010년 슈렉 시리즈의 완결편 '슈렉 포에버'다.

 

괴물로 취급 받으며 외톨이 인생을 살던 슈렉(마이크 마이어스). 시간이 지나 어느덧 세 아이를 둔 가장이 됐다. 매일 같은 일상에 찌들어 무엇이든 마음대로 했던 때로 돌아가고 싶어 하던 찰라, 마법사 럼펠(월트 도른)이 그를 꼬드긴다. 새로운 하루를 주겠다는 것. 대신 과거의 하루는 포기해야한다는 조건을 건다. 슈렉은 에 서명을 하게 되고 럼펠은 슈렉이 태어난 날을 가져가는데. 결국 슈렉의 모든 과거는 사라질 위기. 피오나(카메론 디아즈)도, 동키(에디 머피)도, 장화 신은 고양이(안토니오 반데라스)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하루를 보내며 슈렉은 마법을 풀기위해 고민한다. 친구들과 왕국, 하나 뿐인 진실한 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까?

 

영화 '배트맨'이 '배트맨 비긴즈'로 그 시작을 뒤엎으며 진부함을 환기시켰다면 '슈렉 포에버'는 슈렉의 '배드캔 비긴즈' 같은 느낌이다. 1편의 영리한 위트와 재미를 항상 의식하던 후속작들을 뒤로하고 새로운 완결 '슈렉 포에버'에 다다른 것. 1편의 아성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책이었단 말이다.

 

아쉽게도 시도는 좋았으나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진 않다. 가족과 사랑으로 대변되는 디즈니식 이야기로 결국 끝을 맺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새롭고 참신하게 느껴지던 슈렉 시리즈에 유일한 오점으로 남을지 모르겠다. 물론 슈렉의 기획의도에서 본다면 '가족과 사랑'이 오점이 될 수도 있지만 이야기 자체만으로는 역시나 '대박'임은 인정해야한다. 캐릭터들은 더 강해졌고 3D를 더한 볼거리는 풍부해 졌기 때문.

 

OST 또한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다.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다양한 팝 음악으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곡은 카펜터스(Carpenters)의 '탑 오브 더 월드(Top of the world)'. 유명한 이 팝송이 '슈렉'과 만나 재미를 더한다. 또한 밥 말리 (Bob Marley) 의 '원 러브(One Love)'는 장화신은 고양이가 기타를 연주하며 등장해 로맨틱한 분위기를 더해 줄 것. 장화신은 고양이 목소리 더빙을 맡은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직접 불러 더 신기한 기분이 들 것이다.

 

이제는 끝나 버린 슈렉 시리즈를 아쉬워하며 1편부터 재 시청을 마음 먹은 관객이 있다면 기쁜 소식 하나. 장화신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장화신은 고양이: 괴물 킬러의 이야기'가 2011년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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