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지역 풍작 선물하는 다목적댐…2002년 12월 준공 저수량 3235만톤…연 4119MWh 전기생산
전주를 출발, 17번 국도를 타고가다 임실 성수면을 빠져나와 장수방향으로 한적한 시골길을 1시간 남짓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장수 동화댐.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장수군 번암면 죽림리 일대의 동화댐은 지난 2002년 12월31일 완공됐다.
댐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자그마한 규모여서 웅장한 느낌은 없다. 그러나 물속에 비친 주변 산과 나무들의 운치 있는 그림자는 이 곳을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매년 4월이면 댐 주변을 끼고 심어진 벗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한겨울 함박눈처럼 흩날리며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준공 8년째를 맞은 동화댐은 하류지역에서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한해(旱害·물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없애고, 집중호우 등 장마로 인해 발생하는 수해를 예방하기 위해 건설됐다. 댐을 막으면서 죽림리 상하평 마을 100여 가구가 정든 고향을 떠냐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1년에 한 차례씩 실향민들의 제사가 진행된다.
댐이 건설된 이후 하류지역 농부들은 매년 풍작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더 이상 물이 부족하거나 하천이 범람하는 피해를 입지 않아도 됐다. 동화댐의 명칭은 댐 건설로 인해 일부가 수몰된 동화마을에서 따왔다.
▲ 다목적 기능 갖춘 동화댐
2200여억원의 건설비가 투입돼 지난 1989년 12월 24일 착공, 2002년 12월 준공된 동화댐은 다목적 기능을 갖추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역할은 역시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에 있다.
동화댐이 건설되기 이전 하류지역 농민들은 매년 발생하는 한해 때문에 1년 농사를 제대로 수확하기 어려웠다. 하류지역 한 농민은 "댐이 완공되면서부터는 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됐다"면서 "1년 365일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준 농어촌공사에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높이 70.6m에 길이 474m의 동화댐의 저수량은 3235만톤이다. 이 중 3007만톤이 농업용수로 사용된다. 남원지역 12개 읍면 3000ha의 옥토에 용수를 공급한다. 뿐만 아니라 1일 34만 2000톤이 생활용수로 사용된다. 이로 인해 남원시민들은 안정적인 상수도 공급을 받을 수 있다.
동화댐의 활용가치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소수력발전시설을 갖추고 있어 연간 4119MWh의 전기를 생산한다. 800kw급과 200kw급 2기의 발전기를 이용해 1일 350가구 정도에게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한다. 소수력발전을 통해 국가적 신재생에너지 개발정책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연간 2억여원의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아울러 1265만톤의 홍수조절 기능을 갖추고 있어 그동안 상습적으로 발생하던 하류지역의 침수피해를 예방하는데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이 같은 동화댐의 우수성 때문에 댐을 건설하려는 국내외 관계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인도네시아 까리안댐 건설사업 관련 하천호수저수지국 부국장이, 7월에는 인도네시아 인니 짜틸루푸르관개선사업 관련 사업소장 등이 댐을 찾았다.
농어촌공사 남원지사 김오식 차장은 "댐 건설 이후 하류지역 거주민들에게 안정적인 농업·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면서도 "우리나라는 물이 부족하고, 가뭄이 드는 경우가 많아 물을 아껴쓰고 물이 오염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주변의 가볼만한 곳과 먹거리
댐 주변에는 전국 최초의 국민가족휴양지인 방화동 가족휴가촌이 있다. 전국 8대 종산(宗山)에 속하는 장안산 기슭에 조성된 가족휴가촌은 깨끗한 계곡을 따라 기암절벽, 다양한 수목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뽐내고 있어 많은 행락객들이 찾는 곳이다.
지역 특성상 해발 500m 이상 고온지대에 위치해 기온이 낮고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웰빙시대에 맞춰 자동차 야영장부터 일반 야영장, 가족놀이장, 수변피크닉장, 취사장 등의 시설을 갖췄다.
댐 바로 아래에는 3.1운동을 이끈 민족대표 33인 중 불교대표로 나서 대한 독립운동을 주도하고, 대중불교운동과 불교의 정통성을 살려 근세불교의 중흥조로 추앙받는 백용성 진종조사의 유업을 계승하고, 유적을 복원하기 위한 '죽림정사'가 있다.
오는 9월이면 장수군이 지난 2004년 부터 추진해오던 물 공원 조성사업이 마무리 돼 10m까지 솟구치는 분수와 높이 1m짜리 계단 세 개를 타고 물이 흘러내리는 분수, 옹달샘 분수까지 다양한 모양의 분수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또 번암면 지역에는 옻닭과 오가피 백숙을 비롯해 40년 전통의 영영탕집이 있어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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