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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있는 주말] 황반변성

3대 실명 원인 중 하나…모니터 글자 굽어보인다면 일단 의심

52세 직장인 윤씨는 언젠가부터 업무 시간 중 컴퓨터 모니터를 보는데 어려움이 생겼다. 글자가 굽어져 보이고 모니터의 중심 부분이 뭉쳐진 모습으로 시야에 잡히는 것. 과로 때문이라 생각한 윤씨는 병원 방문을 미루다가 상태가 악화됐고, 뒤늦게 안과에서 진단받은 병명은 생소하게도 '황반변성'이었다.

 

황반변성은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등과 함께 3대 실명 원인의 하나지만 작년 한국망막학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인 10명 가운데 9명은 황반변성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대다수가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인 '황반변성'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것.

 

황반변성은 망막 뒤쪽에 신생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나 시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황반이 손상됨에 따라 짧으면 수개월 안에 실명하는 안질환이다. 망막의 중심인 황반부의 아래부분을 구성하는 혈관층은 영양물질을 공급하고 망막세포에서 나오는 대사물질을 처리하는데, 노화가 되면서 혈관들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나 황반부의 시세포를 파괴함으로써 중심시력을 잃게 된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의 2가지 형태로 구분되는데, 예후가 나빠 실명을 유발하는 것은 습성 황반변성이다. 단순히 망막 아래 부분에 노폐물이 쌓이는 건성 황반변성도 습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 특히 서양인에 비하여 동양인에서는 맥락막에 신생혈관이 생기면서 혈관 결절을 형성하여 주로 맥락막과 망막아래에 대량출혈을 동반하는 맥락막결절이 습성 황반변성의 30%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60-70대 보다는 40-50대에 많이 발생되고 있다. 따라서, 문제는 노인성 질환인 황반변성이 중?장년층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황반변성의 가장 큰 원인은 나이로 인한 노화이지만, 서구화된 식습관, 스트레스, 흡연, 비만, 가족력, 자외선 등 다른 황반변성 위험인자들이 증가해 중?장년층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최근 한국망막학회가 2000년부터 2009년까지 국내 주요 종합병원 황반변성 내원환자의 연령별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40~50대의 중장년층 환자수가 10년 사이 9배나 증가했다.

 

황반변성의 치료에는 안구 내 주사제와 레이저 치료, 광역학 요법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레이저 치료나 광역학 요법은 황반변성으로 인한 시력 상실의 속도를 늦추거나 이미 손상된 시력을 유지하는데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주사제 '루센티스'는 다른 치료법과는 달리 손상된 환자의 시력을 회복시켜준다. 2009년 8월에는 '루센티스'에 대한 보험 급여도 이뤄져 현재는 10여만원 가량으로 경제적 부담이 줄었다. 통상 한 달에 1회 투여로 세 달 정도 치료하면 손상된 시력이 회복될 수 있다. 때문에 황반변성에 걸렸다고 해도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망막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불편함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루센티스에 대한 보험이 5회 치료까지만 지원된다는 문제가 있어 더 많은 황반변성 환자들이 치료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보험확대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병이 다 그렇듯 황반변성 또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건강한 눈을 지킬 수 있다. 몸이 천냥이면 눈은 구백냥이라는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 눈은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감각기관이다. 때문에 단순한 노안으로 치부해 방치해서는 안되며, 눈에 이상이 있을 때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 양연식(원광대병원 안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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