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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하천(河川)의 기능 - 장세균

4대강 사업을 놓고 지금도 설왕설래(說往說來)하고 있다. 물이 흐르는 강을 하천이라 할때 우리민족은 하천을 어떻게 대해 왔는가. 방랑하는 저항 시인이었던 조선때의 김시습(金時習)은 시상(詩想)이 떠오르면 그 현장에 하루고 이틀이고 먹는것도 잊은 채 않아 시(詩)를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완벽한 시라고 생각하면 그 시를 종이에 써서 그것을 환약(丸藥)처럼 똘똘 뭉쳐서 허리춤에 차고 다니는 표주박속에 담아두었다. .이것을 시환(詩丸)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장소를 이동하여 다른 산사(山寺)로 떠나갈 때면 그 시환을 미련없이 흘러가는 강물에 띄워 보내고 다시 마음속에 새로운 감정을 담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그 옛날의 풍류의 멋이었는지도 모른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강물이 우리 감정을 씻어내리는 기능까지도 한다고 믿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가슴에 맺힌 증오나 원한, 불화가 있을때는 그 내용을 종이에 써서 시환처럼 만들어 표주박속에 담아 강물에 흘러 보내기도 했던것이다. 그 당시 무당들은 불행이나 병환을 없애기 위해 부적을 똘똘 말아 표주박에 넣어 강물에 흘러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이처럼 강물은 우리에게 있어 감정적인것 정신적인 것을 씻어 정화시킨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심지어 쓰레기 같은 것도 강물에 버리면 흘러가면서 썩어 삭아 진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것이 한국인의 강에 대한 전통사상이라는 주장도 있다.

 

유럽등 다른 대륙의 강물들은 평야를 흐르기에 물의 유속(流速)이 느려서 만약 오물을 버리면 흐르지 않고 머물러 있어 버릴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자연환경은 산이 많아 높은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은 자연히 유속이 빨라 무엇을 버리면 금방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더구나 유럽의 강우량도 한국의 20분의 1도 못된다. 거기다 곰팡이가 자생할수 있는 토질이 아니어서 물질이 잘 썩지도 않아 한번 버리면 그 자리에 계속 남아있어 함부로 강물에 버릴수가 없는것이 유럽 문화였다.

 

아름다웠던 우리 강물이 오염이 된것은 산업화 과정에서 화학물질, 중금속 물질이 썩지 않는것이었는데도 강에 대한 우리 의식구조는 변함이 없어 마구 투척을 해왔던것이다. 우리 강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해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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