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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익산의 세계유산적 가치 - 조상진

익산은 백제의 수도였을까? 이에 대해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다. 천도설, 별도설, 별부설 등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 익산은 백제 말기에 사비성(부여)과 금마저(익산)라는 2개의 도성(都城)체제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흥미를 끈다. 초기 한성(서울)시대와 두번째 웅진(공주)시대, 그리고 세번째 사비시대 가운데 사비와 병존했던 수도라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최근 원광대 숭산기념관에서 열린 '익산 역사유적지구의 세계 유산적 가치'라는 국제학술회의에서 제기되었다. 이번 회의는 익산 역사유적지구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것이다.

 

익산은 미륵사지라는 걸출한 문화유산이 있음에도 오랫동안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경주나 부여 공주 등이 일찍부터 신라와 백제의 수도로 대접받았던데 비해 소홀한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익산은 1960년대 이후 한국 고대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으로 부상했다. 이 지역에서 출토된 청동기 문화유적을 비롯 수많은 유적과 유물이 알려지고 1980년부터 17년에 걸쳐 익산 미륵사지에 대한 발굴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역사의 현장으로 등장한 것이다.

 

이 지역에는 미륵산성 익산토성 저토성 등과 성곽, 쌍릉, 왕궁리 사찰을 비롯 미륵사지 제석사지 사자사지 등이 유기적으로 분포돼 있다. 이들 유적들은 단순한 유적 밀집지역이 아닌 한국사에서 독특한 문화적 특징을 지닌 하나의 중심지역으로 평가되기에 이르렀다. 이른바 고도(古都)로서'익산역사유적지구'를 형성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이 가능한 결정적 계기는 1953년 일본 한 사찰에서 발견된 관세음응험기(觀世音應驗記) 덕분이다. 중국에서 10세기에 편찬된 응험기에는 "백제 무광왕(武廣王)이 지모밀지(枳慕蜜地)로 천도하고 새로 정사(精舍)를 조영했다"고 나와 있다. 여기서 무광왕은 무왕으로, 639년 이전에 천도가 이루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물론 사찰 이외에 궁성의 협소함, 나성(羅城), 시가지 형성 등 의문점도 없지 않다.

 

그러면 익산 역사유적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지난 해 6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되는 등 가치로서는 충분하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더 많은 발굴과 연구, 홍보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때 '화려했던 백제의 꿈'이 국제적으로도 인증 받았으면 좋겠다.

 

/ 조상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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