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온 탈북자들의 남한 사회 적응의 어려움 중 하나가 남한의 언어라고 한다. 우리말과 영어가 혼합된 국적 불명의 언어들이 남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TV나 방송에 출연한 사람들도 스스럼없이 토막영어를 구사하고 있다.
요즈음 많이 사용되는 영어 단어가 '컨셉'이 아닌가 한다. '컨셉'이란 'Concept'으로써 '개념'이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꼭 '개념'의 뜻으로만 사용되는 것 같지도 않다. 흔히 사용되는 '핸드폰'은 순전히 한국식 영어이다. '아내'나 '부인'이라는 단어는 이미 고대어가 돤 것 같고 '와이프'라는 영어가 일반화 되어 버렸다.
외래어도 충분히 우리말로 바꿔 쓸 수가 있다. 예를 든다면 '트럭'을 '화물차'로 '레코드'를 '음반'으로 '아이스'를 '얼음'으로 '밀크'를 '우유'로 충분히 바꾸어 쓸 수 있다. 여자들 이름도 영어발음을 연상케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든다면 '박미리' '김메아리' '최예니' '박유리' '맹나리' '김새로미' '우스미' '윤새라' '이세나' 등이다.
이와 반면에 자기 나라 언어에 자긍심이 높은 나라는 단연 프랑스인 일 것이다. 18세기에 러시아 귀족들은 러시아어를 사용치않고 프랑스어를 사용할 정도로 한 때 프랑스어는 유럽 귀족 언어였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 자기 언어에 대한 자부심은 중국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들은 대부분의 외래어를 중국식으로 의역(意譯)하여 사용하고 있다는데 '램프'를 서양에서 왔다는 뜻에서 '양등(洋登)'으로, '에스컬레이트'는 전기로 움직이다고 해서 '전동부제(電動扶梯)', '헬리콥터'는 곧바로 수직으로 공중에 오른다고 해서 '직승비궤(直乘飛机)', '텔레비전'은 전기를 사용해서 보는 물건이라는 뜻에서 '전시(電視)', '콘크리트'는 모래와 시멘트를 혼합해서 응고시켰다고 해서 '혼응토(混凝土)', '포크댄스'는 여려사람이 단체로 추는 춤이라고 해서 '단체무(團體舞)', '스키'는 눈위에서 미끄러지는 것이라고 해서 '활설(滑雪)'이라고 의역한다.
외래 고유명사를 중국식 발음으로도 쓴다. '링컨'을 '임금(林肯)'이라 쓰고 '안데르센'을 '안주생(安徒生)'아라고 쓴다. 우리 말이 영어에 밀리고 중국어에까지 치인다면 우리 언어는 그 사이에서 숨이 막힐 것이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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