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RT(Relation Technology)'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RT는 관계기술이다. 상호 관계를 이해하는 이른바 관계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으로,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 교수가 만들어 낸 신조어다. 과학과 기술이 괄목할 만하게 변하고 발달하면서 미래사회를 지배하게 될 기술이라는 것이다. RT시대에서는 '맺어주고 조정하고 뒷받침해 주는' 역할이 중요하다. 할 일은 많은데 비비댈 언덕이 없는 전북이야 말로 RT를 증진시켜야 할 때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신년연설에서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책과제들을 빨리 진행시키겠다' '과학비즈니스 벨트 입지선정, 공기업 이전 등 핵심 과제 등에 속도를 내겠다' '동해안을 에너지 관광벨트로, 서해안을 지식 첨단 융복합 벨트로, 남해안을 물류 관광벨트로 특화하는 총 75조원 예산의 동.서.남해안권 발전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역특화정책이 관심있게 추진될 것임을 예고하는 언급이다.
전북은 정치적으로는 고립무원의 처지이고 경제적으로는 '전국 3% 경제'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구는 175만명으로 급전직하했다. 예산· 인사· 사업에서는 인프라가 취약하다. 인적자원과 인맥, 경제적 부(富)가 열악한 상황이라면 전북은 어떤 처신을 해야 할 지 숙제다.
신묘년의 전북은 토끼의 양면성과 닮아 있다. 토끼는 지혜와 다산의 상징이지만 '토끼 제 방귀에 놀란다'는 속담처럼 겁 많고 경망스런 걸 상징하기도 한다. 지역의 리더들이 용왕을 속일 만큼의 영특함을 보인다면 과실을 성취할 것이고, 겁 먹고 움츠러든다면 건질 것 없는 한해가 될 것이다. 정치적·경제적 리더들이 씨줄과 날줄이 되고, RT기능을 발휘할 때 지역이 발전하고 에너지도 극대화될 것이다.
오늘은 전북 인사들의, 7일엔 재경 인사들의 신년하례회가 잇따라 열린다. 전북의 고민을 풀어가고 지역발전을 모색해야 할 지역 리더와 중앙인사들의 새해 첫 만남이다. 그러나 여느 해처럼 손 한번 맞잡고 헤어지는 하례회라면 시간만 허비할 뿐이다. 구태의연한 하례사나 관행적인 건배사 따위는 하지 말자. 진정성이 담긴 말 한마디, 건전한 비판과 지적, 처방과 대안들이 쏟아질 때 비로소 생산적인 하례회가 될 것이다.
/ 이경재 논설위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