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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영화] 라스트 갓파더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 영구가 돌아왔다!

우리나라 영화판이, 아니 더 크게 우리나라 사람들 자체가 B급 영화나 패러디 영화에 그리 호의롭지 않다. 스토리가 어떻고 구성이 어떻고 평가하는 것은 기본이요 영화를 고급문화 대하듯 작품성과 예술성을 논하는 것이 우리. 그런데 그렇게 작품성을 따지면서도 재미가 없으면 어떤가. 온갖 이유를 다 들어가면서 재미없음을 타박한다. 이러니 작정하고 어이없게 만든 B급 영화나 패러디 영화가 눈에 찰 리 없는 것. 이런 생각은 당장 '라스트 갓파더'를 통해 증명됐다. 이 영화가 개봉한지 일 주일 사이, 한 유명인사는 트위터를 통해 "난 한번 불량품을 판 가게에 다시 들르지 않는 버릇이 있어서 이번에는 봐드릴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독설을 날린 것. 앞에서 말한 한번 불량품은 심형래 감독의 '디 워'를 말하는 것이다. 개인의 의견이니 뭐라 할 순 없지만'라스트 갓파더'를 보지도 않고 남긴 글이라 씁쓸한 마음. 이미 130만명이 '라스트 갓파더'를 선택했고 영화에 대한 평은 가지각색이다.130만 1명이 되서 평가해 보면 어떨까?

 

영화의 설정은 정말 황당하고 그지없다. 코폴라 감독의 '대부' 이야기에서 '라스트 갓파더'가 시작되기 때문. 마피아 대부의 숨겨진 아들이 있고 그 아들이 영구라는 설정이다. 외모는 바보에 가깝고 행동은 바보가 맞는, 누가 봐도 부족한 영구(심형래)가 마피아 대부인 아버지 돈 카리니(하비 케이틀)을 찾아 뉴욕에 온다. 조직의 후계자로 지목돼 마피아 수업을 받기 위해서다. 영구의 등장으로 후계자가 될 것이라 믿었던 조직의 2인자 토니V(마이크 리스폴리)의 꿈은 산산이 부서지고 설상가상 마피아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영구의 교육까지 맡게 된다. 당연히 영구의 후계자 수업은 좌충우돌 사건의 연속이다. 이렇게 후계자 수업에 지쳐 있던 중 우연히, 너무나 운 좋게(?) 위험에 처해있던 라이벌 조직 본판테의 외동딸 낸시(조슬린 도나휴)를 구해주면서 친구가 된다. 그런데 이 게 끝이 아니다. 아버지를 기쁘게 하기위해 상납금을 걷으러 나서 상가주인들을 괴롭히는데 이런 영구의 횡포가 빅 히트 상품을 만들고 오히려 상가 주민들에게 환영을 받는다. 한편, 이런 영구를 못마땅하게 여긴 본판테 조직의 2인자 비니는 낸시를 납치하고 이 일을 영구의 짓으로 꾸며 돈 카리니와 본판테 조직의 전쟁을 일으킨다. 그런데 음모에 빠진 영구의 뜻하지 않은 활약은 또 뜻하지 않은 엉뚱한 결과를 불러오는데.

 

'대부'가 어떤 영화인가. 범죄 영화의 최고봉으로 불리며 1편이 제작된 1972년이 훌쩍 지나 강산이 세 번은 바뀌었을 지금까지 회자되는 함부로 건들일 수 없는, 건드려서는 안 되는 작품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심형래 감독이 대부를 패러디 한다고 했을 때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었다. 물론 누구도 하지 못한(안한 건지 못한 건지 알 수는 없으나)이런 기발한 생각을 해낸 것에 대한 찬사는 덧붙인 걱정이었다. 뚜껑을 막상 열어보니 오리지널 '대부'영화의 팬이라면 '욕 좀 하겠구나' 싶다. 하지만 패러디 영화에 대해 조금만 관대해 진다면 무작정 욕 할일은 아닐 듯. 패러디 영화가 나온 다는 것은 그 원작에 대한 오마주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며 아직까지 원하는 팬이 있고 인기가 있다는 다른 의미일 테니 말이다. 그래서 '라스트 갓파더'를 비난하고 싶거든 다른 관점으로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과거 봤던 심형래의 영구 이상을 기대했던 관객이라면 부족한 코미디 요소라든가 넉넉지 못한 웃음 포인트는 분명한 문제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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