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가 1인당 개인소득 2만불대에서 마냥 턱걸이만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이 늘고 대량 고용이 창출되고 수출만 늘어나면 선진국으로 가는 것인가. 3만불대의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우리의 직업관을 바꿔야 한다. 기술분야의 직업을 천시하는 풍토를 바꿔야 한다.
공과계통 대학원의 신입생은 미달인 반면, 우수 인재들이 의대 진학이나 소위 '사(士)'자 붙는 직업에 매달리는 현상은 조선시대 하찮은 일을 천시하던 잘못된 직업관의 유산이다. 그러나 우리의 대학들이 사회 현실과는 동떨어진 교육을 함으로써 실업자, 즉 백수(白手) 양산의 전당으로 변질되어가는 현실에서도 장인(匠人)교육에 맞춘 '마이스터고'의 약진은 우리의 잘못된 직업관에 변화를 주는 새로운 바람이다.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83%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학사 자격증이 제2의 시민권이 되었다. 독일은 대학 진학률이 불과 35%에 불과하고 직업학교에 입학하여 마이스터 자격증을 취득하면 대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우리처럼 엄청난 사교육비를 투자하면서까지 대학에 진학할 필요가 없다.
가까운 일본만 해도 대학 진학률은 우리같이 높지 않다. 일본에는 일찌기 '마이스터 정신' 즉 '장인(匠人) 정신'이 있었다. 일본에서 정인(町人)이란, 기술자나 장사를 하는 사람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다. 그들은 우리 조선시대에 해당하는 '에도시대'부터 신분은 낮았지만 우리의 양반같은 사무라이를 내심으로는 멸시할 정도의 부(富)를 지니고 있었다.
에도시대가 우리 조선과는 달리 그들의 활동 자유를 인정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일본은 기술 중시의 풍토가 조성되었던 것이다. 16세기 포르투갈의 핀트라는 여행자가 일본에 조총(鳥銃)을 전해주었는데 일본은 즉시 그것을 모방하여 무기를 만든 반면, 조선의 선비들은 처음본 조총을 점잖치 못한 흉물로 여겨버렸다.
일본의 '장인정신'은 일인일기(一人一技)를 낳았고 결국, 100년 이상된 기업이 3500개가 넘는 사회를 만든 것이다. 우리처럼 학벌주의가 팽배하고 사(士)자 직업에 몰리는 한은, 선진국 진입은 요원하겠으나 마이스터 정신의 특수학교 약진은 우리에게 희망적인 변화라 하겠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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