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16 12:42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주말 chevron_right 볼만한 영화
일반기사

[볼만한 영화] 메가 마인드

절대 '미워할수 없는' 악랄한 악당이 왔다

이번 주는 아이들에게 좋을만한 영화를 골라봤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바치고(?) 싶은 마음.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너무 오래 돼 방학에 대한 개념이 사라진 지금, 1월 말에서 2월 초 사이에 방학이 끝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조카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방학 기간에 대한 기억은 모호하지만 개학 전날 저녁 한 달 치 일기 쓰기, 탐구생활 풀기 등 방학 숙제를 밀려 하던 끔찍한 기억은 아직도 떠오른다. 그래서 이번 주 영화는 곧 학교로 돌아가는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쯤으로 생각하면 좋을 듯. 그리고 영화 선물과 함께 한 마디 덧붙이고 싶다. "그래도 얘들아, 학교 다닐 때가 제일 좋은 거야."

 

메가 마인드(애니메이션, 코미디/ 95분/ 전체 관람가)

 

영웅이 있기 위해서는 악당이 있어야 한다. 선과 악, 어느 한 가지만 존재한다면 '선'이라고도 '악'이라고도 말할 수 없으니까. 그래서 여기,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나쁜 짓임을 깨닫고 악역을 자처한 한 사람이 있다. '쿵푸팬더' 이후 잠잠하던 드림웍스가 내 놓은 야심작, '메가 마인드'다.

 

그 동안 많은 영화들이 영웅의 관점에서 만들어 졌다. 아무리 힘든 어려움이 있어도 결국은 승리하고 악당 보다 훨씬 나은 외모를 가졌으며 모든 사람들의 환호를 받는 그들. 그런데 이런 영웅들의 입김 속에 악당들의 입장은 어떤지 궁금하지 않은가?

 

어린 시절부터 메트로맨에 눌려 빛을 보지 못한 메가마인드. 그는 모두에게 잘 보이고 싶었지만 말썽만 일으켜 미움 받는 문제아였다. 사실 그는 태생부터 문제가 있다. 먼 우주에서 캡슐로 지구에 떨어진 메가마인드와 메트로맨은 각각 감옥과 부유한 집에서 키워지게 된 것. 곧 학교에서 둘을 만나게 되지만 초능력, 얼굴, 몸매 다 갖춘 메트로맨에게 메가마인드는 주눅들 수밖에 없다. 점점 어둡고 우울해지던 어느 날, 자신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이 나쁜 짓임을 깨닫고 악당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숙적인 메트로맨을 제거하는데 까지 성공하는데. 그런데 승리의 기쁨도 잠시. 앙숙이자 숙적인 자신의 유일한 상대 메트로맨이 사라지자 심각한 무료함을 느끼게 된다. 결국 새로운 영웅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생각해 내는데, 그의 계획은 성공할까?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 낳은 여러 유행어 중에 '삼신 할머니 랜덤 덕에 부모 잘 만나, 세상 편하게 산 남자' 라는 대사가 있다. 태어 날 때부터 환경적으로 부족함 없이 살아온 주인공 김주원(현빈)을 빗댄 말. '메가마인드'의 두 주인공 또한 '삼신 할머니 랜덤'처럼 환경에 의해 그들의 역할이 이미 주어진 것이다. 영화는 초반 그들이 가지고 태어난 이런 운명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 메트로맨은 평범한 삶은 살고 싶어 하지만 특별한 능력을 선택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평범함을 포기해야만 했다. 또한 메가마인드는 어린 시절부터 원치 않는 악당 역을 도맡아 했다. 이렇듯 만들어 진 것이 아닌 '어쩔 수 없이 타고난' 것들로 영화가 채워질 때쯤, 메가마인드가 만들어낸 새로운 영웅 타이탄에 의해 전환을 맞는다. 영웅이 될 줄 알았던 타이탄이 메가마인드보다 더 악랄한 악당이 된 것. 결국 자신이 만든 타이탄을 제압하려는 사이 메가마인드는 깨닫는다. 영웅과 악당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택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우리들도 선과 악을 스스로의 선택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아이들에게 선과 악 자체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하지만 그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 줄 수만 있다면 '메가마인드'는 좋은 영화가 될 것. 또한 친근감 있는 캐릭터로 더 호감을 느낄 수 있다. 영상의 화려함도 빼 놓을 수 없다. 건물이 부서지는 장면의 세세한 표현도 마음에 들고 메가마인드가 만들어 내는 신기한 발명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간만에 만난 인적적인 영웅과 악당의 이야기에 가족 모두가 동참해 보면 어떨까.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