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인 레이싱 세계…정통 블록버스터 매력
운전 경력 8년을 자랑하지만 아직도 운전하기는 겁이 난다. 뭘 딱히 잘 못한 다기 보다 속도감을 못 느끼는 이 타고난 무신경 때문. 속도계를 보지 않는 이상 액셀을 얼만큼 밟았는지 또, 속도는 얼마나 냈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혹자는 '타고난 스피더'라며 비꼬기를 일삼는데 그냥 흘려듣다가도 '분노의 질주' 같은 영화를 보고 흥분하는 걸 보면 진짠가 싶기도 하다.
'아드레날린 분비 촉진에 최고봉'이라며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했던, 흥부지수 최고점을 찍게 했던 영화 '분노의 질주'가 돌아왔다. '타고난 스피더'인지 확인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당장 극장을 찾길 바란다. 더욱이 이번 편은 배우와 시나리오의 궁합이 너무나 절묘하다.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가슴 뻥 뚫리는 희열을 느끼게 된다. 거기에 그럴 듯한 스토리까지 얹어 놓아 속도와 이야기를 쫒아가다 보면 130분의 러닝타임은 순식간에 지나가고 만다.
이미 '분노의 질주'를 몇 편 봤다하는 관객은 알겠지만 이 영화의 원제는 '패스트 & 퓨리어스(The Fast & The Furious)' 다. 시리즈는 첫 편에 해당하는 2001년 개봉작이 '분노의 질주'였으며 2003년 2편이 '패스트 & 퓨리어스2(2 Fast 2 Furious)'가 만들어졌었다. 그리고 2006년 개봉 한 3편 '패스트 & 퓨리어스: 도쿄 드리프트(The Fast And The Furious: Tokyo Drift)'는 일종의 스핀오프로서 1편부터 주인공을 맡았던 빈 디젤도 폴 워커도 나오지 않는다. 가장 최근작 이었던 2009년 '분노의 질주: 더 오리지널'을 통해서는 이 긴 시리즈를 재부팅했다. 다시 돌아온 빈 디젤 발판삼아 '일단 달리고보자'를 실천했던 4편을 뒤로하고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가 그 바통을 이어 받은 것. 이야기도 마침 전편이 끝난 시점에서 시작한다.
25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으로 수송되던 도미닉 토레도(빈 디젤)은 FBI 출신인 브라이언(폴 워커)과 브라이언의 연인이자 도미닉의 동생인 미아(조다나 브루스터)의 도움으로 탈출한다. 그리고 잠시 흩어졌던 그들은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다시 만난다. 도주 비용을 마련하려던 세 사람은 도시를 장악하고 있는 라이즈(호아킴 드 알마이더)의 음모에 휘말리게되고 정부 요원 홉스(드웨인 존슨)는 도미닉과 브라이언을 쫒는데. 세 사람의 최후의 한방은 성공할 수 있을까.
'분노의 질주'의 매력이라면 빠른 속도감과 승부욕이다. 지금까지의 시리즈가 자동차 경주로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면 이번 작품은 영화의 장르 자체가 다르다고 볼 수 있겠다. 뛰어난 운전실력 뿐 아니라 속임수와 액션이 난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자동차 경주가 빠진 것은 아니다. '무작정 달리기'는 포기했지만 도시의 건물 자체가 파괴하는 풍경과의 조화 등 파괴의 쾌락을 꾀했다.
오리지널 멤버가 만드는 정통 블록버스터가 매력적이며 무엇보다 이번 시리즈의 하이라이트, 엔딩 크레딧을 놓치지 말고 보길 바란다. 다음 편의 단서인 동시에 시리즈 전체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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