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올아온 중국영화 원작의 향수 자극한다
중국 영화를 즐기기엔 이제 나이를 너무 먹은 게 아닌 가 가끔 생각한다. 하지만 리메이크 된'천녀유혼'같은 대작과 '옥보단' 같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는 지금이 아니면 보지 못하는 작품. 다시금 불어온 중국 영화를 느껴보자.
▲ 천녀유혼(판타지, 로맨스/ 98분/ 12세관람가)
1987년에 만들어진 '천녀유혼'을 기억하는가? 왕조현 책받침이 유행하고 장국영 사진을 공책에 붙이고 다니는데 일조한 '대단한'작품이다. 그 당시 너무 어렸던 탓에 시간이 흘러 이 영화가 '유치해질'때쯤 봤음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저려오는 최고의 로맨스와 무협을 선사해준 작품. 이렇게 서서히 기억에서 지워지나 싶었던 '천녀유혼'이 리메이크로 돌아왔다.
한 남자 연적하(고천락)는 퇴마사가 되기 위해 수행을 결심하고 흑산으로 수행을 떠난다. 흑산의 난약사라고 불리는 사찰엔 오래된 요괴들이 살고 있고 있어 인간을 살해하고 원기를 빼앗는데 연적하는 그 요괴들과 사투를 벌인다. 때문에 주민들은 '흑산'과 '난약사'라 불리는 사찰에 들어가길 꺼려한다. 그러던 어느 날, 원래 인간이었지만 죽은 후 100년 묵은 나무요괴의 영향으로 영혼이 자유롭지 못한 섭소천(유역비)과 연적하는 사랑을 하게 되고 인정될 수 없는 인간과 요괴의 사랑을 괴로워 하는데.
스토리를 설명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천녀유혼'이야기는 영화를 보지 않아도 알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을 텐데 말이다. 그만큼 엄청난 팬을 확보하고 있는 '천녀유혼'의 2011년 판은 어떨지 사람들의 귀추가 주목됐었다. 슬프게도 리메이크작을 보고나면 원작이 얼마나 훌륭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될 것. 애정과 무협이 적절히 조화를 맞췄던 원작에 비해 CG를 바탕으로 강화한 액션이 오히려 눈에 밟힌다. 무엇보다 젊은 배우들의 풋풋함으로도 장국영과 왕조현을 뛰어 넘을 수는 없었던 듯.
'장국영을 영원히 기억하며'라는 엔딩 타이틀이 나올 때 그가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아무래도 '천녀유혼'은 어느 감독도 배우도 더 나은 리메이크를 만들기는 힘들지 않을까.
▲ 옥보단(드라마, 에로/ 114분/ 청소년관람불가)
3D 영화가 막 나오기 시작할 무렵 '베드신이 3D로 만들어 진다면 어떨까?'같은 상상을 했었다. 스케일이 큰 전투신을 3D로 보면서 무한한 현실감을 느꼈던 그 때, 일종에 짓궂은 발상이었던 것. 하지만 이 상상이 실제 이뤄졌다. 바로 '옥보단'이 주인공이다.
뛰어난 재주와 매력적인 외모, 호방한 성격의 미앙생(히로 하야마)은 에로 지상주의를 꿈꾸지만, 사실은 제대로 기 한번 못 펴본 고개 숙인 남자다. 지고지순한 철옥향(남연)의 매력에 첫눈에 반해 결혼을 하지만, 부족한 물건 탓에 점점 무기력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술과 여자로 가득한 지상최대의 낙원에 가게 된 미앙생은 음기충만 절세미인들을 만나 매일 밤 황홀경에 빠져들게 되고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 음양통달의 고수를 찾아가 특단의 비책을 마련하는데.
'옥보단'과 3D의 만남에서 기대했던 것은 아마도 이제까지는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자극이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엉성한 스토리와 산만하게 웃긴(그게 웃긴 것이었는지 아직까지도 헷갈리는) 장면들이 호기심과 기대를 무참히 짓밟아 버렸다. 3D로 구성한 베드신은 생각보다도 자극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세계의 섹시남으로 떠오른 히로 하야마나 하라 사오리의 모습이 더 섹시하게 느껴진다.
강한 노출이 많은 탓에 영화에서 모자이크를 보는 것은 다반사. 그런데 그 모자이크가 3D로 보이니 이것이야 말로 기대하지 못했던 자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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