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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천사

세밑 한파에도 기부천사들의 선행소식에 마음은 훈훈함이 더해진다.

 

12년째 성탄절 전후로 찾아오는 전주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 한 사람의 시작으로 이제 노송동은 '천사마을'로 탈바꿈해가고 있다. 전주시민의 이름으로 '얼굴 없는 천사의 비'가 세워졌고 '천사의 길'이 만들어졌다. 올해는 지역주민 주최로 천사마을 축제도 열리고 '노송동 엔젤'이라는 연극 무대도 올려져 나눔의 선행을 기렸다. 전주시에선 앞으로 140억원을 들여 '천사마을가꾸기 사업'을 펼친다고 한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후 노송동에 기부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 주위에 있는 천주교 전주교구청을 비롯 동인교회 전주제일고 학생 등 10여개 단체와 개인들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성금과 물품이 답지하고 있다.

 

기부천사 소식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다. 지난 23일 남원시 산동면사무소에도 퀵서비스를 통해 5만원권 60장이 들어 있는 돈 상자가 배달됐다. 익명의 기부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3년째 300만원씩 면사무소에 기탁해오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장수군 번암면사무소에 50대 남성이 찾아와 5만원권 40장이 든 봉투를 면사무소 직원에게 건네고 사라졌다. 진안읍사무소에는 매년 추석때마다 쌀 수십포대씩을 남몰래 갖다 놓는 천사도 있다.

 

지난 9월 철가방 기부천사 고(故) 김우수씨의 선행은 온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 고시원 쪽방에 살면서 중국집 배달원으로 70만원도 안되는 월급을 쪼개 5명의 아이들을 도왔던 고인은 교통사고로 숨진 뒤에서야 선행이 알려졌다. 자신의 4000만원 종신보험도 어린이재단이 받도록 가입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돼 우리를 숙연케 했다.

 

지난 7월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전 재산을 기부한 지체장애인 고(故) 김용진씨도 우리에게 많은 도전과 울림을 주었다. 전주 예수병원측의 배려로 시설관리과에 근무했던 고인은 평생 근검절약해서 모은 아파트와 퇴직금 등 1억5천만원 상당을 자신이 다녔던 교회에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달라며 내놓았다. 교회에선 고인의 고귀한 뜻을 기려 최근 '옥합장학회'를 설립, 장학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모두가 서로 움켜쥐려고 발버둥치는 세상에 이 같은 기부천사들이 있어 행복해진다.

 

/권순택 경영지원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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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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