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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힌 자존심

도내 총선판이 과거처럼 민주통합당 위주로 흘러간다. 도민 70% 이상이 다선의원 물갈이를 요구하지만 "인위적 물갈이는 안된다"며 버티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미워도 다시한번으로 그칠 공산이 짙다. 공천 신청을 마감한 결과 4.45대1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전국 최고다. 민주당 공천을 받아야 당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민주당으로 줄섰다.

 

덕진서 강남을로 간 정동영은 지난 11일 밤 무슨 미련이 남아서인지 당직자들을 불러 모아 유종일 KDI교수를 지지토록 했다.

 

정동영은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일단 뒷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어머니를 찾으며 모든 것을 내려 놓겠다던 그가 또다시 실망을 안겼다. 덕진 유권자를 한마디로 우습게 봤다. 지금도 자신의 말 한마디에 국회의원 배지가 왔다 갔다 하는걸로 착각한 것 같다. 전주 시민의 자존심이 짓밟혔다. 대선 후보답게 조용하게 처신했어야 옳았다. 정동영 정치가 행동보다 말이 앞서다 보니까 또 패착을 뒀다.

 

3번이나 국회의원을 시켜주고 대통령후보까지 되도록 물심양면으로 성원해준 전주시민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것이다. 상처 받은 쪽은 어머니다. 지금 어머니는 그런 자식을 둔 적이 없다고 후회한다. 전주시민들의 정치 수준이 예전 같지 않다. 만고풍상을 다 겪어서인지 비판적이면서 차분하다. 현역들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전북이 발전하려면 국회의원부터 갈아 치워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런 지역 분위기를 정동영은 몰랐단 말인가. 인의장막에 가리고 겸손을 잃으면 앞이 잘 안보인다. 직언하는 사람이 없다 보면 판단을 그르칠 수 있다. 정동영이 그토록 애착을 가진 어머니였으면 조용히 가슴에 묻고 갔어야 했다.

 

당도 상처를 받기는 마찬가지다. 취임일성으로 한명숙대표가 공천혁명을 가져오겠다고 한 발언도 결과적으로 실언이 된 것이다. 공천심사위원회도 헛바퀴를 돌리고 있는 셈이다.

 

민주통합당이 MB정권의 반사이득으로 너무 빨리 삼페인을 터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정동영 같은 자만심이 민심을 떠나게 만들수 있다. 전주 유권자들의 자존심이 짓밟혔는데 그냥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도민들은 민주당이 자만심에 빠져 헛발질하면 그 댓가를 혹독히 치르도록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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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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