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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월주 스님은…한국불교 정화운동·종단개혁에 큰 발자취

"불법은 세간 속에 있다. 세간 속을 떠나서는 깨달을 수 없다. 세간을 떠나서 보리(지혜)를 찾으면 흡사 토끼의 뿔을 구하는 것과 같다.(佛法在世間 不離世間覺 離世覓菩提 恰如求兎角)"

 

송월주 스님이 즐겨쓰는 법어다. 이 법어처럼 스님은 불법을 깊은 산중에서 찾은 게 아니고 원효나 진묵처럼 중생들 사이에서 찾았다. 수행과 더불어 종단개혁과 사회봉사활동에 스님 삶의 대부분을 바쳤다.

 

두 차례에 걸쳐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한 스님은 한국 현대불교의 산 증인이다. 비구와 대처승이 대립했던 불교정화운동을 시작으로 때로는 종단개혁의 선봉에 서기도 했고, 때로는 분쟁의 한 축이 되기도 했다.

 

또 스님은 다른 종교와도 회통(會通)했고 폭넓은 사회활동을 통해 불법을 실천하는데 앞장섰다. 은사인 금오스님을 비롯 탄허 청담 성철 숭산 광덕, 그리고 서옹 서암 월하 혜암 등 역대 종정, 고산 법장 정대 지관 등 총무원장들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스님의 활동은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역대 대통령을 비롯 김종필과 고건 전 총리,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시인 고은, 소설가 조정래 등과도 폭넓게 교유했다.

 

스님은 1935년 정읍시 산외면 정양리에서 5남4녀 중 8번째로 태어났다. 속명은 현섭. 부친(송영조)은 자수성가한 대농으로 사서삼경과 한학에 밝았다. 연희전문을 나온 둘째형과 셋째형은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등 집안에 정치적 분위기가 감돌았다.

 

산외초등학교를 거쳐 서울 중동중에 진학했으며, 중학시절 연극과 영화에 흠뻑 빠졌다. 3학년때 셋째형이 선거에 나서자, 돕기 위해 고향에 내려왔다 6.25 전쟁이 터졌다. 전쟁이 끝나고 집에서 가까운 정읍농고로 진학했다.

 

스님은 1954년 법주사에서 금오선사를 은사로 모시고 사미계를, 1956년 화엄사에서 비구계를 받았다. 스님은 1961년 금산사 주지가 되었다. 본사 주지로는 최연소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기록이다. 1986년에 또 다시 주지를 맡아 18년 동안 금산사 주지를 역임했다. 이후 1971년 개운사, 1980년 조계사, 1990년 영화사 주지를 맡았다. 1992년 실상사 백장선원 회주에 올랐고 1994년 부터 금산사와 영화사 회주, 2010년 실상사 조실을 맡고 있다. 그 동안 중앙종회 의장, 17대 총무원장(1980년)과 28대 총무원장(1994-1998)을 역임했다.

 

1980년 총무원장 재직시에는 신군부에 의한 10.27 법난(法難)으로 강제로 물러났으며 1982년부터 3년간 자의반 타의반으로 미국와 유럽, 아시아 등에서 순례포교를 벌여야 했다.

 

1998년 이후에는 이념과 종교 국경을 넘나들며 깨달음의 사회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경실련 공동대표와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상임대표 및 이사장,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 공동위원장 등을 10년 동안 맡았다. 현재 지구촌 공생회 이사장, 나눔의 집 이사장, 함께 일하는 재단 이사장, 대통령자문 국민원로회의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종교간 화합에 힘써 한국종교지도자 협의회 대표의장 겸 이사장을 역임했다. 고향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여 산외초등학교에 책 1080권과 서가를 기증했으며 지난 해 수해 때는 영화사를 통해 고향에 1000만 원의 성금을 기탁했다.

 

스님의 상좌는 도영 도법 원행 도원 성우 등과 손자상좌까지 60여 명에 이른다.

 

그 동안 국민훈장 모란장과 무궁화장, 조계종 포교대상, 제1회 민세상, 제16회 만해상(평화부문), 제6회 자랑스런 전북인상 등을 수상했다.

 

스님은 똑딱선처럼 자기 수행에만 그치지 않고 한국불교라는 거대한 선단을 이끌며 한국 현대불교사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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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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