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사회를 뒤바꾼 책 한권이 있다. 미국의 동기부여 강연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크 샌번(Mark Sanborn)이 쓴 우체부 프레드(THE FRED FACTOR)가 바로 그 책이다. 그가 덴버의 교외에 있는 낡은 집으로 이사했을 때 실제 겪은 경험담이다. 어느 날 한 우체부가 찾아와 자신의 스케줄을 물어왔다. 좀 황당스러우면서도 왜 그러냐고 되묻자 우체부는 우편물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한 정보 파악차원이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1년중 160~200일은 여행이나 강연을 다니는 만큼 우편물이 오면 한 묶음으로 묶어서 놓아달라고 당부했다는 것. 그러자 우체부는 주인이 부재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도둑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면서 자세한 일정을 알려주면 당신이 돌아오는 날 우편물을 전해주겠다고 하면서 정확한 스케줄을 재차 물었다.
그 뒤 그 우체부는 자신이 돌아오는 날에 정확히 맞춰서 우편물을 전달했고 뿐만 아니라 다른 택배나 소포가 집 앞에 놓여있으면 보이지 않는 곳에 보관해두기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우체부가 자신에게만 그렇게 특별한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 모두에게 똑같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렇게 감동적인 봉사를 쓴 책이 바로 '우체부 프레드'다.
책이 나오자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미국인들의 삶과 일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에 일대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미국의 기업과 관공서마다 우체부 프레드의 이름을 따 프레드상(賞)을 제정하고 전달하는 열풍이 일었다. 직장 회사 관공서에서 "당신은 프레드입니다" 라는 말이 최고의 칭찬이 되었다.
지극히 평범하고 단조로운 우편배달이지만 우체부 프레드는 그것을 아주 특별한 일로 만들었다. 그는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나 성공한 CEO, 유명한 스타도 아니지만 그 마을, 커뮤니티에 없어서는 안 될 진정한 리더였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섬김의 리더십이다.
이제 19대 국회의원이 새로 뽑혔다. 도내서도 다선 중진과 초·재선 등 모두 11명이 금배지를 달게 됐다. 선거운동기간 허리를 앞으로 90도씩 숙여가며 지역 일꾼, 주민의 봉사자로 뽑아달라고 읍소했다. 하지만 당선만 되고나면 목에 힘이 들어가고 허리가 뒤로 120도 넘어가는 모습을 종종 목도해왔다. 권위와 군림과 대접받는 리더가 아닌 봉사와 헌신과 섬김의 리더십이 진정한 리더라는 사실을 뼛속에 까지 새겨야한다. 그럴 때 "당신은 우리의 프레드입니다"라는 닉네임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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