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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 직매장

요즘 유행하고 있는 로컬푸드(local food) 운동의 원조는 일본이다. 1981년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를 그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이 일본에서 펼쳐졌다. 이 운동을 로컬푸드의 시작으로 보는 게 정설이다. 당시에는 식생활 개선 차원이었지만 최근에는 농촌지원 활성화 차원에서 확대되고 있다. '지산지소'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농림수산성 산하 농림수산정책연구소의 시노하라 다카시 소장이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반경 50㎞ 이내 지역농산물을 일컫는다. 유통단계를 생략해 직접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는 신선하고 믿을 만한 농산물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고 생산자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먹을거리는 농업이 세계화되면서 글로벌푸드화된 지 오래다. 글로벌푸드는 다량의 방부제가 첨가되고, 식탁에 오르기까지 온갖 감염위험에 노출돼 있다. 자원낭비와 공해유발도 심각하다. 더욱이 지역 고유의 전통음식과 식문화의 소멸을 알게 모르게 부채질한다. 이런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도 결국엔 로컬푸드다.

 

국내 로컬푸드운동의 원조는 완주군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멘토로 알려져 있다. 2008년 당시 자원순환운동을 벌이던 박 시장과 임정엽 완주군수 일행이 일본을 방문, 20∼30평 규모의 소규모 매장에서 생산자-소비자 직거래가 이뤄지고 호응도 컸던 것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미쯔노예끼'('길의 역'=街の驛)라고 부르는 직매장이다.

 

'꾸러미 밥상'과 고산에 설립된 영농조합법인 '로컬푸드 건강한 밥상'은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작년 매출이 18억, 올해 목표는 50억원이다. 로컬푸드운동을 벤치마킹하러 전국에서 연간 200여팀 5000여명이 완주군을 찾고 있다.

 

이런 환경에 힙입어 국내 첫 로컬푸드 직매장이 지난달 27일 완주 용진농협에 개장됐다. 지역내 100여명의 농민이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매일 아침 포장해 공급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1일 유통' 원칙을 지킨다.

 

협동조합인 농협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이런 일을 등한히 해 왔다. 완주군의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늦게나마 눈을 떠 다행이다. 농협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모델케이스다. 직매장을 개설할 곳이 도시 주변에 너무 많다.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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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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