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01:10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사건·사고
일반기사

'행불 3인 사망'수사 짚어보니…아들부터 사촌처남·조폭까지 가담 '조직적 범행'

당초 단순 납치 추정과 전혀 다른 범행전개    해외도피 연루자 등 잡혀야 전말 드러날 듯

▲ 2일 전북경찰청 브리핑룸에서 경찰 관계자가 전주 한 예식장의 전 사장인 고모씨(45) 등 3명이 모두 숨진 사건에 대해 중간 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주의 한 예식장 전 사장 고모씨(45) 등 3명의 사망 사건과 관련,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던 경찰의 수사가 이 사건의 남치·감금 과정에 연루된 5명을 입건하면서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2일 발표한 전주 덕진경찰서 사건 전담팀의 수사 중간브리핑을 토대로 그동안의 수사 과정을 되짚어 본다.

 

△사건의 시작= 지난 4월 20일 오후 4시 40분께 전주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서 전주의 한 예식장 전 사장 고씨와 채권채무관계에 있던 윤모씨(44), 정모씨(55)가 만난 뒤 함께 사라졌다는 단순 가출신고가 접수된다.

 

경찰은 3일 뒤 윤씨 부인의 신고를 받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같은 달 29일 경찰은 정읍천변 주차장에서 고씨 소유의 오피러스 승용차를 발견한다.

 

이어 5월 1일 고씨의 부인이 경찰에 고씨가 쓴 유서를 공개했고, 유서에는 고씨가 윤씨와 정씨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틀 뒤인 3일 오후 4시 20분께 완주군 상관면 신리 고덕터널 인근 갓길에 주차된 냉동탑차에서 사라진 세 사람의 사체가 발견된다.

 

당시 경찰은 고씨가 이들을 납치 감금해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을 끊은 것으로 판단했다.

 

△결정적 단서 확보= 경찰은 냉동탑차가 발견된 지난 5월 3일부터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인다.

 

경찰은 범행에 동원된 차량들을 선별해 도내 방범용 CCTV를 확인하고 주변 인물도 수사한다. 이 사건과 관련 현재까지 참고인조사를 받은 사람만 25명에 이르지만 수사는 난항을 겪는다.

 

경찰은 감식 결과 냉동탑차 조수석 손잡이에서 나온 숨진 고씨 아들(21)의 지문에 주목한다.

 

고씨의 아들은 납치된 윤씨 등을 감금하는데 사용할 목적으로 전주의 한 예식장 냉동탑차의 외부 로고를 제거한 뒤 장수에 가져다 준 것으로 경찰은 파악한다.

 

△범행 차량 경로 확인= CCTV 판독 결과 범행 차량들의 이동 경로를 확인한다.

 

냉동탑차가 4월 21일 진안에서 장수로 들어갔고, 23일에는 장수에서 진안으로 갔다가 다시 군산으로 향했던 것. 또 그랜저 XG 승용차와 소나타 승용차, 쏘렌토 승용차 등이 범행에 이용된 사실도 추가로 찾아낸다. 이 중 소나타는 조직폭력배 황모씨(39)가 빌린 렌트카였고, 쏘렌토는 고씨 아들과 같은 원룸에 사는 김모씨(31)의 것으로 확인한다.

 

경찰은 고씨의 아들이 21일 윤씨와 정씨를 묶는데 사용된 청테이프와 숨진 고씨가 먹을 음식 등을 사 준 것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고씨의 사촌처남인 이씨가 납치된 피해자들을 감금할 수 있는 장수 소재 모처를 소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고씨의 아들과 아들의 지인 김씨 및 후배 그리고 조직폭력배 고씨가 3대의 차량을 이용해 사건 당일인 4월 20일 오후 11시 30분께 진안-장수간 고속도로의 한 휴게소에서 접선, 납치·결박한 두 피해자를 이씨가 소개한 장수로 옮겼다.

 

이후 고씨의 아들이 장수에 미리 대기시킨 냉동탑차에 피해자들을 감금했다고 한다.

 

△끝나지 않은 수사= 경찰은 숨진 고씨가 월드컵경기장 주차장에서 6만볼트 막대형 전자충격기를 이용, 두 피해자를 납치·결박할 때 이를 도운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폭력배 황씨, 그리고 사건 뒤 해외로 도주한 김모씨(36), 그리고 납치 현장에 있던 제3의 인물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정원 mkjw96@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