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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자연의 소중함 체험 가장 큰 수확"

사랑의 텃밭 가꾸는 장정숙 전주 금암초 교장 / 장기간 방치 학교장 관사 부지, 학부형에 1년간 무상 임대 / 도심 속 학생들, 밭작물 나누며 가족·학교간 애정 깊어져

28일 오전 전주 금암초등학교 교사 뒷편. 시골에서나 볼수 있는 광경이 도심 속 학교에서 펼쳐졌다.

 

아이들을 동반한 어른들이 삼삼오오 모여 661.16㎡(200평) 남짓한 텃밭에서 푸르른 잎사귀를 드러낸 오이, 고추, 가지, 토마토, 옥수수 등 다양한 밭작물들을 돌보고 있었다.

 

한쪽에서 이들을 도와 손수 물을 주고 수확을 돕는 장정숙 교장(61)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그는 학교장 관사 부지터인 이곳이 인근 주민들이 몰래 버린 쓰레기로 평소 악취가 진동하고 여름이면 모기떼가 극성을 부려 모두가 기피하는 장소가 된 것이 내내 가슴 아팠다고 한다.

 

이에 올해부터 학부형에게 텃밭 용도로 1년간 무상 임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년전 부임하는 순간부터 흉물로 전락한 이곳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컸습니다. 궁리 끝에 학부형과 학생들에게 교육용 텃밭으로 제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버려져 왔던 땅을 고르고 돌을 파내는 일부터 구획을 정하는 것까지 교직원과 학부모, 아이들이 한마음이 돼 손을 겉어 붙이지 않았다면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겁니다"

 

이런 노력들로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된다는 '상전벽해'가 가능해졌다.

 

그는 이런 시도들로 단순히 작물을 기르고 수확하는 텃밭의 개념에 교육적 의미가 더해져 부가적 효과를 보고 있다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심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연이 주는 고마움과 땀의 소중함에 대해 모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함께 하는 텃밭 가꾸기를 통해 가족간 돈독한 정을 나누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 진것은 가장 큰 수확입니다"

 

뿐만 아니다.

 

텃밭이 되기전에 이곳은 밤이 되면 불량 청소년들의 아지트가 돼 음주와 흡연, 소음으로 인한 각종 민원 제기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텃밭이 가꾸어지며 이들의 발길도 끊겼다고 한다.

 

"가뜩이나 어린 아이들을 노린 강력범죄가 극성입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것)처럼 사소한 틈이 범죄를 양산하는데 교내 환경 개선으로 학교 이미지도 좋아졌습니다"

 

그는 텃밭에서 수확한 작물을 이웃끼리 서로 나누고 학교에도 가져오는 모습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학부모회에서나 만나던 학부모들이 이제는 텃밭에서 만나 서로 안부도 묻고 작물도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삶의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은 아이들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학교에 대한 애정도 커진 것은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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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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