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8 00:51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데스크창
일반기사

GCT 난파선될라

본말전도(本末顚倒)라는 한자숙어가 있다.

 

'근본과 말단이 뒤바뀐다'라는 뜻으로 '일의 줄기는 잊고 사소한 것에 매달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요즘 군산컨테이너터미널(주)(이하 GCT)의 내부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본말이 전도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심각한 자본잠식상태로 위기상황을 맞아 어떻게 하면 경영활성화를 도모할 것인가 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인데도 지엽적인 사안인 이사자격 문제를 놓고 왈가왈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GCT는 올 상반기 동안 3억여 원에 이어 지난 7월에만 7000만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등 적자행진으로 총 자본금 84억 원가운데 70%인 58억 원이 잠식된 상태다.

 

잔여 자본금 26억 중 현금자본은 11억 원에 그치고 있고 하역장비인 갠트리크레인의 보수, 화물유치계획의 미이행에 따른 부과금, 회사직원 20명의 월급여 등을 고려할 때 조만간 현금자본마저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와 군산시및 대한통운·세방·선광 등 5개 주주사들이 GCT를 경영하기 위해서는 주주사들의 지급보증으로 차입경영을 하든지, 유상증자를 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됐다.

 

문제는 향후에도 적자경영을 해소할 수 있는 컨테이너 물동량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이 상태로 나갈 경우 한차례 증자를 한 주주사들은 계속 유상증자나 차입경영을 해야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밑빠진 독에 물붓기' 상황이 지속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5개 주주사들간 지분의 매각과 매입을 통해 51%의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책임경영을 할 수 있는 단일 주주사체제로 전환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고는 GCT는 조만간 난파선의 처지가 될 게 뻔하다.

 

그런데도 GCT는 한가롭게 이사의 자격논란이나 벌이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GCT가 오늘날 이러한 경영위기에 빠지게 된 것은 상호경쟁사인 대한통운과 세방, 선광이 주주사로서 26%대의 비슷한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 내적으로 자신들이 소속된 회사 잇속만 챙기려는 지분구조에 있다.

 

한마디로 GCT는 5개 주주사로 구성돼 주인은 많지만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로 책임경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각 10%씩 총 2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전북도와 군산시가 GCT의 활성화에 대해 방관자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있다.

 

'내가 담당공무원으로 있는 동안 GCT가 난파선이 되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관련 공무원들을 지배하고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전북도와 군산시가 출자한 16억8000만 원은 도민과 시민들이 낸 혈세다.

 

또한 전북도와 군산시는 GCT의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컨테이너화물 유치지원조례를 제정, 100억 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 부었다.

 

내 돈으로 출자하고 투자를 했으면 GCT가 경영위기를 맞도록 방관만 했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등 난리법석을 떨었을 것이다.

 

더 이상 GCT의 지엽적인 이사자격문제를 가지고 논란을 벌일 것이 아니라 단일주주사 체제확립등 향후 진로에 대해 전북도와 군산시가 먼저 진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봉호 ahnbh@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