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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김제 찐 쌀(올벼쌀) 완주 흑곶감 - 자연이 만든 깊은 맛…'영양도 듬뿍'

김제 찐 쌀, 간식용 개발 가능 휴대용 제품 인기…완주 흑곶감, 당도 높고 쫀득, 식초·차 가공품 출시

▲ 김제 찐 쌀(올벼쌀)
▲ 완주 흑곶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말마따나 "정치는 먹는 것을 나누는 행위다." 누가 더 먹고 누가 덜 먹을 것인가, 누가 좋은 것을 먹고 누가 나쁜 것을 먹을 것인가가 정치에 의해 결정된다. 대기업의 값싼 먹을거리를 선택하면서 소비자는 재벌 중심 자본주의 체제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 간편한 식사 대용으로 먹는 김제 '찐 쌀'(올벼쌀)

 

밥은 한국 음식의 중심이다. 주변의 짜고 맵고 강한 맛이 나는 반찬들을 곁들이자면 이 중심이 잘 서야 한다. 맛있는 밥을 짓자면 맛있는 쌀을 고르는 것이 순서. 지역·품종·재배 방법에 따라 쌀의 등급을 나누고 가격을 차별화해 놓았으나 이 맛의 차이를 당최 알 수가 없다. 불변하는 사실은 '갓 도정한 쌀'이 밥맛을 결정짓는 중요한 이유라는 것. 싱싱한 재료일 수록 맛있다는 것은 쌀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치다.

 

전북은 김제의 '지평선' 등과 같은 브랜드로 고품질 쌀 생산을 주도해왔다. 김제 일부 농가는 2001년부터 '올벼쌀' 생산을 통해 우리 쌀 소비를 촉진시키고 있다.

 

'올벼쌀'은 일찍 수확한 햅쌀을 주 원료로 약 80~85% 정도 익었을 때 가마솥 수증기로 쪄서 현미로 도정해 고소한 맛을 내고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도록 한 것.

 

일부 농가가 설립한 '벽골제영농조합법인'은 명맥만 이어오던 올벼쌀을 다양한 시행착오 끝에 농약을 전혀 하지 않은 '무농약 올벼쌀'로 특허 출원(2002)까지 해놨다.

 

임경식 벽골제영농조합법인 대표는 "현대인들의 간편한 아침 식사는 물론 등산·골프 등 야외 운동을 하는 나들이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연간 매출액은 환산할 순 없으나, 김제지평선축제가 열리는 기간에만도 매출액이 3500만원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북은 무농약 올벼쌀 생산을 선점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남 보성의 올벼쌀 생산에 밀리고 있다.

 

전남은 1990년대부터 올벼쌀 생산에 눈을 돌린 뒤 2002년부터 지자체 지원으로 보성농업협동조합을 통해 최첨단 설비를 갖춰 연간 520톤을 생산, 연간 매출액은 20억에 이른다. 보성 올벼쌀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지리적 표시(제71호)·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 인증 등을 토대로 전국 농협을 통해 판매망을 확대해나가는 한편 2005년부터 식품연구원과 연구를 거듭해 '항충치 올벼쌀'과 '올벼 스낵바' 등을 내놓기도 했다. 올벼쌀에 충치를 막아주는 물질을 코팅한 '황충치 올벼쌀'은 고소하고 쫀득거리던 기존의 맛에 단맛이 첨가됐고, '올벼 스낵바'는 간편한 식사 대용으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제품 가격이 너무 비싸다 보니 생산이 중단됐다. 최근엔 1회용 커피믹스처럼 휴대하면서 먹도록 10개 씩 묶음 상품으로 내놓는 '부드러운 백자골 올벼쌀'이 인기를 얻고 있다.

 

△ 자연 건조해 더욱 달고 쫀득쫀득한 흑곶감

 

완주군의 특화 작물은 뭐니뭐니 해도 감이다. 완주 동상·비봉·화산·운주 등은 연평균 온도가 적당하고, 토질이 비옥하고 물 빠짐이 좋아 떫은 감의 재배지로 최적으로 꼽힌다. 또 일교차가 심한 날씨는 감을 말리고 숙성하는 데 유리하다. 완주 감 산업의 8할은 고부가 상품인 곶감이 차지했으나, 지자체와 식품 연구소·가공업체 등이 손을 잡고 감을 원료로 한 가공식품 개발에 나서면서 감잎차·조청·감식초 등 감을 활용한 신제품 개발로 이어졌다. 하지만 농가의 고소득 작물은 여전히 곶감이 차지하고 있다.

 

완주 고산·비봉면 등에서 나오는 '두레시'는 크기가 크고 당도가 높아 연시(홍시) 혹은 곶감으로 이용되는 반면 완주 동상면의 '고종시'는 크기가 작고 씨가 거의 없는 것으로 곶감 및 감식초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전국의 곶감 시장을 상당 부분 접수한 상주의 곶감은 곰팡이가 피거나 색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유황 훈증'을 한 곶감이라는 점에서 완주의 흑곶감과 대비된다. 감을 유황에 쏘였을 때 나오는 아황산가스가 표면을 코팅하면서 병균 침입은 물론 산화까지 막아 색이 검게 변하는 것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완주에서는 기후에 따라 곶감 품질이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색도 검게 변해 소비자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연 건조를 고집하고 있다.

 

고산농협 이동원 과장은 "'완주 흑곶감'은 물이 많은 두레시를 깎아 자연 상태에서 건조하기 때문에 보기에는 검붉은 색을 띠지만 겉이 얇고 말랑말랑해 젤리를 씹는 것처럼 쫀득쫀득한 것이 특징"이라며 "이 곶감은 조선시대 임금님에게 진상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기계 건조 곶감은 당도만 높을 뿐 곶감 고유의 향이 없는 반면 자연에서 건조한 곶감은 곶감에서 나는 발효의 향이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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