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아들 안고 총6회 완주 같은 아픔 가진 아이들 도우며 자립해나갈수 있도록 키울 터
그는 난치성 희귀질환을 가진 아들 은총이와 함께 수차례 철인 3종 경기에 참여하면서 사회에 잔잔한 감동과 가족의 힘을 보여주면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군산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하던 박지훈씨와 부인 김여은씨(36)에게 아들 은총이가 찾아온 때는 지난 2003년.
박 씨는 첫 아이의 탄생을 기뻐할 겨를도 없이 상태가 심각하다는 소리에 갓 태어난 은총이를 안고 큰 병원을 찾아야 했지만 병명도 확인하지 못한 채 6일만에 퇴원했다.
백일 무렵 은총이의 갑작스런 경기로 다시 병원을 찾은 박씨는 은총이의 뇌가 서서히 위축되고 돌처럼 굳어가는 '스터지-웨버 증후군'이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이어 한쪽 다리가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고 길어지는 '클리펠-트레노우네이-베버 증후군', '오타 모반 증후군' 등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희귀병 진단이 은총에에게 이어졌다. 의료진은 1년을 넘기기 어렵다며 현대의학으로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말을 전했다.
오직 은총이를 살려보겠다는 일념으로 직장까지 그만 둔 박씨는 그때부터 아이와 함께 힘겨운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은총이는 경기와 무호흡이 이어지면서도 잘 버텨주었지만, 뇌 석회화 진행으로 3살이 되던 해 오른쪽 뇌를 제거하는 대뇌반구절제수술을 받았다. 병변 부위를 들어내고 왼쪽으로 전이되지 않게 실핏줄까지 차단한 것이다.
이후 꾸준한 재활 치료 끝에 지난 2009년 마침내 은총이가 스스로 일어서는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다. 박씨는 이때가 가장 기쁜 순간이었다.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줄곧 병마와 싸워 온 은총이는 바깥 나들이를 시작했고, 박씨는 2009년부터 은총이와 함께 마라톤에 도전해 보기로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내친 김에 수영과 싸이클까지 배워 2010년 10월 한강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를 시작으로 지난 10월 새만금 철인 3종 경기까지 6번을 은총이와 함께 완주했다,
매번 은총이를 고무보트에 태우고 1.5㎞ 수영을 한 후 트레일러에 싣고 40㎞ 자전거를 달렸으며, 휠체어에 태워 10㎞를 함께 뛰었다.
경기 도중 힘들 때마다 박씨는 이를 악물고 "우리 아이에게도 은총이란 이름이 있으니 불러달라"고 되뇌이며 끝까지 달렸다.
박지훈씨는 "처음에는 은총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총과 편견이 싫어 달리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다른 분들이 은총이를 바라보며 힘을 얻는다고 한다"며 "은총이가 부모 도움없이 다른 은총이들을 돌보며 살아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꿈이다"고 말했다.
한편, 아산사회복지재단은 1989년 재단 설립자인 정주영 초대 이사장의 뜻에 따라 불우한 이웃에 헌신했거나 효를 실천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아산상을 수상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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