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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세계복합유산 신청 준비를

▲ 이 병 채

 

남원문화원장

지리산은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이래 45년 동안 국가가 직접 통제·관리해온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다. 주변에는 오랜 세월동안 우리 조상 대대로 살아온 생활문화의 터전과 역사유적, 800리 지리산둘레길, 반달가슴곰 등 멸종위기 동식물 35종을 비롯 종교 민속신앙 특히 지리산 성모 신앙의 경관이 고스란히 남아 살아 숨 쉬는 보배로운 산이다.

 

뿐만 아니라 지리산은 자연과 인간의 정신적, 물질적, 상호작용이 다양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다양성, 복합성, 조화성이 함축된 특수성뿐만 아니라 신선한 어머니 산으로 온갖 것들을 키워낸 모태로서 사람의 삶과 문화가 융합된 산으로 동식물의 분포 상황만도 5000여 종에 이르며 그 중 특용(약용)식물이 1000여 종이 넘는다고 한다.

 

특히 백두대간의 끝자락 한반도에서 가장 기후 변화가 심한 특정지역으로 사람의 접근을 거부하는 불복산 또는 반역산이라 부르기도 하며 여인네의 치마폭처럼 품에 안겨 지리산 문화를 꽃 피어온 흔적들이 도처에 깔려 있다.

 

온유하면서도 당찬 우리네 어머니를 떠오르게 하는 지리산을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 받지 못하고 방치했다가 난개발로 자연생태계가 파괴된다면 다가올 재앙이 불 보듯 뻔 한 일이다. 한국인들에게 지리산은 속세의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질 수 있는 하나의 탈출구 내지 해방구로 인식되어 동학난을 비롯 3·1운동, 6·25 한국 전쟁 때 쫓기는 자들이 마지막으로 숨어들었던 은둔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삼천리 금수강산이라는 자부심이 무색하게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된 산이 하나도 없어 대단히 유감스럽다. 중국은 태산을 비롯하여 산의 명칭으로 등재되어 있는 세계유산이 8개이다. 동아시아에서 한국은 다채롭고도 독특한 산악문화를 자랑하는 나라이다. 한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 중에 산성이 2개나 있는 것도 산악환경을 반영한 산지형 문화유적의 탁월함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나라가 유네스코 이사국으로 세계유산 10건, 기록유산 7건, 인류무형유산 8건, 총 25건이 등재되어 있지만 중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잠정목록 신청건 중에도 복합유산은 한 건도 없다. 최근 제주도에서 복합유산 지정 신청하겠다는 움직임이 있기는 하지만 충족요건이 지리산과 비교할 수 없는 실정인바 지리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므로 정부는 즉시 문정댐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용유담을 명승으로 지정해야 하며 해당 지자체인 3개도 7개시·군은 주인의식을 갖고 서둘러 잠정목록부터 신청하고 자료준비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요즘 세계유산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도가 높아졌고 지자체마다 앞 다투어 세계유산 콘텐츠개발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상대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등재기준과 심사는 해가 갈수록 점점 엄격해지고 까다로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특히 지자체가 세계유산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시스템의 구축이 미비한 실정으로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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