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액션, 드라마/ 120분/ 15세 관람가)
하지만 이번 주 극장가는 어떤 극적인 자극이 없음에도 새롭고 즐겁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가 없음에도 재미있을 수 있다고 증명하는 듯 하다.
베를린에 상주하는 국정원 요원 정진수(한석규)는 불법무기거래장소를 감찰하던 중 국적불명이자 지문마저 감지되지 않는 일명 '고스트 비밀요원' 표종성(하정우)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 뒤를 쫓던 진수는 그 배후에 숨겨진 엄청난 국제적 음모를 알게 되고 위기에 빠지는데. 한편 표종성을 제거하고 베를린을 장악하기 위해 파견된 동명수(류승범)는 그의 아내 련정희(전지현)를 반역자로 몰아가며 종성의 모든 것에 위협한다. 표종성은 명수의 협박 속에서 아내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서 그녀를 미행하게 되지만, 예상치 못한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혼란만 가중되는데.
한석규의 출연 때문일까. 북한의 이야기까지 겹쳐지자 '베를린'은 그 옛날 '쉬리'를 떠올리게 한다. 다만 유럽을 무대로 배경을 넓히고 하정우와 류승범, '도둑들'로 주목받는 전지현까지 가세해 짜릿한 첩보물을 만들어 냈다. 물론 액션이 기본인 것은 당연. 이번 주 예매율이 가장 높은 것도 전 연령을 끌어들일 수 있는 이런 여러 가지 요인들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높은 기대심리 때문인지 관람 후 평은 그리 좋지 못하다. 외국어와 북한말이 난무해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특수효과는 '뽀로로' 보다 못한 듯 할 뿐 아니라 액션 때문인지 스토리는 소금간이 덜 베였다. 더욱이 영화의 색채는 홍콩 영화 '무간도'가 떡하니 자리 잡아 '아류'라는 혹평을 받을 정도. 하지만 이정도 악평을 보고 관람한다면 '베를린'은 괜찮은 영화로 둔갑한다. 사실은 진짜 볼만한 영화지만 깐깐해진 우리 눈이 문제인 것. 마음을 비우고 즐긴다고만 생각한다면 오히려 '도둑들'보다 괜찮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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