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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사용설명서 VS 헨젤과 그레텔

이성에게 사랑을 고백한다는 밸런타인데이(14일)가 있었던 탓인지 새 개봉 영화들이 쏠쏠하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도 있고 장르도 액션,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해서 연인들끼리가 아니어도 볼 수 있는(?) 영화가 많다. 많은 최신작에 결국 선택한 것은 예매율 상위권 두 작품. 적어도 표 값이 아깝지는 않다고 장담한다.

 

■ 남자사용설명서(로맨스, 코미디/ 116분/ 15세 관람가)

 

세상 온갖 물건에는 설명서가 딸려온다. 물론 새 제품이 생길 때마다 설명서를 다 읽는 것은 아니지만 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구세주 역할을 도맡아 한다.

 

여기 남자사용설명서가 있다. 남자를 몰라도, 연애는 초짜여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단다.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온갖 일을 도맡는 CF 조감독 최보나(이시영)는 육봉아 감독(이원종) 밑에서 5년째 잡일을 하고 있다. 연이은 야근에 푸석푸석해진 얼굴과 떡진 머리는 보나의 일상. 무엇보다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이 시대의 대표적인 '흔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남자 스태프들은 매력없는 일벌레 보나를 본체만체하고 예쁘고 가슴 큰 여직원에게 접근하기 바쁘다. 그러던 어느 날, 보나는 야외촬영을 마치고 우연히 인생박사 Dr. 스왈스키(박영규)를 만나 '남자사용설명서'라는 제목의 비디오테이프를 구매한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비디오 속 스왈스키 박사의 지시를 따라하는 보나. 거짓말처럼 지나가는 남자들의 시선을 잡는다. 여기에 위층에 사는 내리막길 한류스타 이승재(오정세)와 묘한 애증관계로 엮이게 되는데.

 

'남자사용설명서'는 우리나라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사에서 한 획을 그을 작품이다. 끝날 듯 이어지는 웃음은 '코미디'를, 안정감 있는 화면 구성과 잘 어울리는 음악 선곡은 '로맨틱'을 완성했다. 여기에 처세를 풍자한 요즘 세태가 더해지고 광고업계 출신인 감독의 알찬 미장센까지 흠 잡으려 노력하다가도 금세 잊어버리게 되는 작품. 당분간 연인들은 봐야할 영화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 헨젤과 그레텔(액션, 판타지, 공포/ 87분/ 청소년 관람불가)

 

숲에 버려진 어린 남매, 헨젤(제레미 레너)과 그레텔(젬마 아터튼)은 추위와 배고픔에 떨던 중 우연히 무시무시한 마녀와 마주친다. 두 사람은 가까스로 그녀를 화로에 밀어 넣어 죽이고 탈출에 성공한다. 시간이 흘러 15년 후, 어느 날 마을에서 11명의 아이들이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헨젤과 그레텔은 그 배후에 마녀가 있음을 직감한다. 범인을 찾아 어둠의 숲으로 뛰어든 남매는 마녀(팜케 얀센)가 단순히 아이들을 잡아먹기 위해 납치하는 것이 아니라, 더 엄청난 계략이 숨겨져 있음을 알게되는데.

 

'헨젤과 그레텔'은 그림형제의 동명 동화와 그 맥을 같이 한다. 동화 속에서 헨젤과 그레텔이 마녀를 물리치고 끝을 맺었다면 영화는 그 이후를 다루는 것. 고전을 조금 비틀어 만든 '헨젤과 그레텔'은 그래서 낯익고 낯설다. 어째든 동화 이후의 이야기가, 그것도 청소년 관람불가 수준으로 그려진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최신 무기들을 활용하는 남매의 화끈한 액션은 눈을 잡고 거리감 있는 3D화면은 광활함을 안겨준다. 중세로 예측되는 시대적인 기운과 함께 선과 악의 극명한 대립은 쾌감도 느끼게 해줄 것. 하지만 여기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관객에게 노력을 필요로 한다. 영화가 판타지인 만큼 뒤죽박죽 섞여버린 시대적 배경은 말할 것 없고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곳곳에서 발견되는 억지들은 '왜?' '그래서?' 같은 의문을 남기기 때문. 예를 들자면 역사와 어울리지 않는 주인공들의 의상과 최신 무기들 말이다. 다행히 '청소년 관람불가'여서 어린이들이 보고 착각할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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