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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로의 동행】추억의 책가방…지나간 아름다운 날의 회상

"오늘은 왠지~정수리를 휘감는 부끄러운 바람이 나의 왼쪽 심장 판막을 간지럽힌~다"

 

추억의 책가방을 어깨에 둘러 맨 인기 최고의 동네 오빠. 교복 모자 비스듬히 눌러 쓰고, 옆구리에 LP판 하나 끼고, 동네를 휘젓는다. 여인들의 마음을 훔친다.

 

교련복 입은 남학생들. 소풍 가는 길에 아버지 아끼시는 휴대용 전축을 보자기에 싸서 나타난다. 대학생 형이 아끼는 '엘비스 프레슬리, 랫킹 콜...' LP 레코드 판을 슬쩍 훔쳐 온 친구가 인기 최고다. 비탈진 야산에서 어렵게 균형을 잡으며 발바닥을 비벼대던 그 녀석들이 그립다.

 

아날로그 시대는 이미 예전에 졌다. 그리고 지금은 디지털 시대다. 그런데 마음 한 켠이 아쉽다. 필자만 갖는 청승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한 점의 실수도 용납지 않을 거 같은 디지털에서는 인간미, 자연미를 느낄 수 없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취향임을 미리 밝혀둔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감수성 풍부한 이들을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분명 아날로그는 사라졌는데, 우리는 아날로그를 포기할 수 없다. 아날로그 하면 역시 'LP 레코드 판'을 빼놓을 수 없다.

 

LP는 long play의 약자로 레코드를 기록하는 한 방식이다. 'Long Playing record'의 줄임말로 한면에 통상 25분 분량의 음악이나 음성을 레코딩 할 수 있다. 직경 30cm, 33+1/3회전으로 재생하는 아날로그 레코드로 앨범이라고도 한다.

 

최초의 녹음은 1877년 에디슨의 목소리이다. 발명왕 에디슨은 자신 앞에 있는 나팔에 입을 대고 큰 소리로 노래했다. "Mary had a little lamb. Its fleece was white as snow. And everywhere that Mary went, the lamb was sure to go."(현재는 지난 2008년 발견된 1860년 에두아르 레옹 스콧의 녹음을 최초로 보기도 한다) 당시 에디슨이 부른 노래는 '떴다 떴다 비행기'의 원곡인 동요였다.

 

전축이라는 기기에 LP 레코드 판을 올려놓고 얼굴을 비스듬히 눕혀 바늘을 올려놓은 살포시 내려놓는 짜릿함. 스크레치를 내지 않기 위해 무던한 숙련이 필요하다. 이제는 정말 보기 힘든 흘러간 추억이 되어 버렸다. 언제나 지나간 아름다운 기억은 세월이 지나면 다시금 그리워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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