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징병제를 채택하여 신체 건강한 젊은이라면 누구나 군대를 가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심신장애로 보충역 판정을 받는 경우에는 공공기관이나 사회복지시설에서 공익목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말벗이 돼 드리기도 하고 장애인들의 손과 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는 공익근무요원이나 출퇴근을 하며 향토방위 관련분야에서 현역복무를 하는 상근예비역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하고 있음에도 일반인에게는 현역병들과 비교하여 그 중요성이 소홀히 되고 상대적으로 자긍심과 사회적 배려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오랜 기간 병무청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순탄치 않은 군 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을 볼 때면 마음이 무겁다. 모 부대에서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하고 있는 한 사병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입대 전에는 식당에서 배달을 하며 암투병 중인 아버지와 동생을 부양해 왔으나, 군복무로 인하여 가족의 유일한 수입원이 끊기게 되었다. 현재는 국가에서 지급되는 생계보조비와 본인의 10만원 남짓한 군인 급여로 3명의 가족이 생활하고 있다.
가장 뜨거운 젊은 때의 열정을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이들의 수고의 무게가 어느 쪽이 더 중한지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겠지만 상대적으로 사회적·경제적 도움이 절실한 의무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
병무청에서는 본인이 아니면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병역의무자에 대해서는 생계곤란 병역감면을 실시하고 있으나 가족의 부양비율이나 재산액 등이 증명된 경우로 한하고 있다. 이에 전북지방병무청에서는 2011년 4월,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게 병역이행 중인 이들의 안정적인 군복무를 지원하고자 직원들의 성금을 재원으로 '병역사랑 후원회'를 운영했다.
2명의 후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23명을 후원하기까지는 전북병무청 직원들만의 노력의 성과는 아니었다. 우리 지역사회 여러 기관과 단체의 자발적인 나눔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 후원에 적극 동참한 KT&G 전북본부, 국제라이온스 전북지구, 전라북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관계자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국민 개개인의 행복 증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빈부 격차로 인한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제도적 보살핌을 받지 못하여 어려운 환경에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행복도 중요할 것이다.
이들이야 말로 묵묵히 병역의무를 다하는 '진짜 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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