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기간 길고 소득공제 줄어 인기 없어
박근혜 정부가 근로자들의 목돈 마련을 돕기위해 지난 3월, 18년만에 부활해 선보인 재형저축상품이 시행한지 불과 몇개월만에 '찬밥신세'로 전락했다.
은행들은 지난 3월 관련 상품을 출시하면서 첫달에만 139만6797계좌를 유치했고 4월에도 31만8839계좌가 증가하며 171만5636계좌를 기록하는 등 재형저축상품 출시 초반에는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5월을 정점으로 재형저축 열풍이 급격히 사그러들기 시작했다.
신규가입자가 급격히 감소하고 해지가 잇따르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5월에는 전달 증가분 대비 73%가 급감한 8만6377계좌만 늘며 180만2013계좌를 기록했고 6월에도 5월 증가분 보다 69% 감소한 2만6536계좌만 늘면서 182만8549명계좌를 유지하는데 그쳤다.
더욱이 7월에는 신규가입자보다 해지가 늘면서 가입 유지계좌가 전달보다 감소한 182만7234계좌로 줄어들었다.
전북은행의 경우도 재형저축상품 출시 첫달 신규가입이 4532계좌였으나 4월 1175계좌, 5월 575계좌, 6월 156계좌, 7월 114계좌로 급격히 감소했으며 해지도 잇따랐다.
국내 은행들의 재형저축 평균 중도해지율은 5∼6%대일 뿐만 아니라 해지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여서 재형저축 부활의 당초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
이처럼 재형저축 인기가 급락한 것은 각종 우대금리를 제외한 기본 금리가 일반 적금과 별반 차이가 없고 이마저도 7년 내 해지하면 금리가 2% 대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4%대 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신용카드 실적이나 월급통장 교체 등 조건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카드 사용을 늘려야 하는 부담이 있을 뿐 아니라 재형저축의 장점인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최소 7년을 묵혀 둬야 하기 때문에 해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지난 1995년 폐지된 옛 재형저축의 투자기간이 1년, 2년, 3년, 5년으로 다양했던 것에 비해 부활된 재형저축은 최소 7년을 넣어야 우대금리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재형저축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20~30대 직장인의 해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20∼30대 직장인은 취업한 뒤 2~3년 꼴로 결혼자금·전세자금·내집 마련처럼 목돈 나갈 일이 생기기 때문에 7년간 장기적으로 적금을 들기가 어렵다"며 "재형저축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해지건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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