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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유감(故鄕有感)

▲ 백인주 전라북도 목우회장
사람은 누구나 고향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나는 고향이 없다. 나의 할아버지 고향은 진안이고, 아버지는 서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녔다.

 

나는 전주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자랐다. 내 고향을 정리하면 조상의 고향은 진안이고, 아버지 고향은 서울이고 나의 고향은 전주다. 그래서 나는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잠깐 망설여 진다. 사전적 의미의 고향은 자기가 태어나 자라난 곳 또는 제 조상이 오래 누려 살던 곳이라 했다.

 

사전적으로 나의 고향은 내가 태어난 전주다. 그래도 누가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전주가 아닌 진안이라고 한다. 어린시절 전주에서 진안 가는길에 곰티재를 굽이굽이 넘어갈 때 그 짜릿함, 그곳을 넘어가면 부귀면을 지나 마이산이 보인다. 얼마나 아름다운 고향인가.

 

박근혜정부 출범초 내각을 꾸려갈 인사에서 우리고장 출신 장관이 임명됐다. 그런데 어찌된일 인지 명단을 보니 전북이 고향인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

 

그나마 장관에 발탁된 한 인사의 경우 조상의 고향이 전북일 뿐 장관 자신의 고향은 아니라고 한다. 임명자는 지역안배로 전북으로 분류하고 이곳 전북에서는 한명의 장관도 없는'무장관 전북'이라고 떠들썩 했다.

 

고향을 부정하는 자기 뿌리를 외면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고향이 어디인가가 중요한가 보다. 직장 선배 한분에게 고향이 어디냐 물어본적이 있다.

 

고향이 어디세요?

 

나는 고향이 없네. 6·25때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와 부산에 피난와서 살았다네. 나의 조상의 고향은 평안북도이고 나는 남하하여 부산에서 살았으니 나는 고향이 없다네. 그래서 누가 고향을 물어보면 나의 고향은 어머니품이라고 답한다고 했다. 고향 그러면 어쩐지 찡한 생각이 스친다고 하면서 어머니 품도 어머니를 불러보면 어쩐지 가슴 먹먹하고 애잔한 그리움이 솟구친단다.

 

어느 시인의 어머니에 관한 시 한구절을 소개한다. 제목은'외상값'.

 

"어머니 당신 뱃속에서 열달동안이나 세들어 살고도 한달치 방세도 내지 못했습니다. 어머니에게 몇 년이나 받아먹은 따뜻한 우유값도 한푼도 갚지 못했습니다."이하 생략 그렇습니다.

 

그리운 고향집, 나를 키워주고 공부하게 해준 논과 밭, 소꿉친구들과 뛰놀던 뒷동산 나무들 마당 한구석에 있는 돼지막과 소집 등 가슴찡한 고향의 그리움입니다. 그래서 어머니품이 고향인가 봅니다.

 

몇 개월 전에 임명된 보건복지부 장관의 고향이 우리 전북이지 않습니까. 우리 그냥 그분들의 고향을 어머니 품이라 생각합시다. 추석명절 성묘길에 당신의 고향은 자랑스런 전북이라고….

 

※목우회는 전라북도 시·군청에서 서기관 이상 시장, 군수, 도지사로 재직했던 공직자로 구성된 모임 단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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