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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인 척 왔다가…돈 요구

전주 중노소동 '얼굴없는 천사 기념비' 옆 편지엔 "5000만원만" 황당

지난 20일 밤 9시께 전주시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 비석(사진)’옆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매년 연말께 등장하는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금 봉투 보다 한달 가량 앞서 도착한 봉투에는 편지 1통과 현금 등이 들어있었다. 현금은 5만7600원이며, 반지와 케익, 우유·빵 등의 물품이 동봉됐다.

 

편지에는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어려운 사람들에게 써 주시고, 내년에는 꼭 몇십배로 갖다 놓겠다’고 적혀 있었다. 제2의 얼굴없는 천사가 등장하는게 아닌가 하는 기대가 모아지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부탁 하나 있는데, 도와주시면 안될까요’라며 이어지는 다음 문장에서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내년 이맘때 꼭 갚을테니 5000만원만 꿔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그 돈은 내년에 1억원으로 이 곳 얼굴없는 천사 비석에 꼭 갖다 놓겠다’면서 이름과 함께 은행 계좌번호를 남겼다.

 

전주시는 내용이 황당해 그 요구사항을 일축했다. 현금은 통장에 입금시키고, 반지는 자체 보관했다. 얼굴은 모르지만, 편지 말미에 적힌‘도통군자, 연호련, 발도제’ 등의 용어에 비춰 토속신앙인 등으로만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편지가 배달됐다는 것. 지난해 12월 불교기도문, 염주 등과 함께 3000만원을 요구하는 편지가 노송동 주민센터에 보내졌다. 편지에는 3000만원을 얼굴없는 천사의 비석 옆에 놓거나, 서울 모 지하철역 보관함에 넣고 비밀번호를 이메일로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얼굴없는 천사’를 위장한 금품요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자칫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이 흐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안타까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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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kimj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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