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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행복한 지방자치 실현

▲ 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는 아테네 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지나가는 나그네를 집에 초대한다고 데려와 쇠침대에 눕히고는 침대 길이보다 짧으면 다리를 잡아 늘이고, 길면 잘라서 죽였다고 한다. 그래서 융통성이 없거나 자기가 세운 일방적인 기준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억지로 맞추려는 아집과 편견을 비유하는 구절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말을 쓴다. 우리 사회에도 아직 이러한 사례가 없는지 고민해 보게 된다. 필자가 1967년 공직에 들어온 이후 중앙과 지방에서 몸담아 오면서 지방자치에 있어 놀라우리만큼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그러나 지방자치 현장에서 직접 체감하는 것은 ‘중앙정부가 지방의 현실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가 17개, 기초자치단체가 227개나 되니,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지방에는 바로 그 지역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에게 권한을 주고 동시에 책임을 묻는 지방자치제가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중앙은 지방이 잘할 수 있는 일은 지방에 맡기고, 지방이 잘하는 것이 있으면 인센티브를 주는 등 주민중심의 지방자치가 활성화 되도록 조정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1991년 우리나라 지방의회 선거 시작과 함께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도 어느덧 20여년이 지나면서 제도적으로 많이 정비되어 주민들이 지방행정에 동참하는 방법도 단순한 참여에서부터 단체장 소환제까지 다양해졌다.

 

그러나 우리나라 지방자치제의 여러 가지 분명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면 알수록 아직 아쉬운 점이 많다. 지방재정의 48%를 중앙의 교부세, 국고보조금 등 의존재원으로 충당하고 있고, 전체 세입 중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에 머물러 있다. 자치사무의 비율도 또한 20%에 불과하여 지방의 권한과 자율성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지방자치제도의 발전과 실질적인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0월 23일 출범과 동시에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과거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현실의 벽을 극복하지 못한 시행착오를 교훈으로 삼아 우선 지방자치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는 상향적 의사결정과정을 거쳐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결실을 맺을 계획이다.

 

무엇보다 주민의 실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교육자치와 지방자치를 연계하여 주민중심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자치경찰제를 도입하여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주민자치회는 현재 진행 중인 시범실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실정에 맞고 주민들의 의사가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개편함으로써 풀뿌리 주민자치를 착근시켜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지방주도형 지방자치발전과제 개편안을 만들기 위해 위원회는 지난 10월 말부터 전국 17개 시도를 순회하며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오늘 14번째로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의 고장이자 또 향후 최첨단 산업을 꽃피워 동북아중심지로 우뚝 서게 될 새만금의 고장, 전북에서 ‘자치현장 토크’를 개최하게 되었다. 여기에서 제안된 도민들의 생생한 의견과 조언들은 적극 검토하여 내년 5월에 만들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에 반영할 것이다. 도민들의 성숙한 자치의식으로 오늘 ‘자치현장 토크’에 적극 참여하길 기대하면서, 위원회의 활동에 전북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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