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식 밀집사육 시스템 동물학대 인간 이기주의 생명의 가치 되돌아봐야
그분들의 초대는 어린 나에게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간단한 점심 후 우리는 카약을 가지고 근처 강으로 나갔다. 처음 손으로 노를 젓는 카약을 타는 것도 무척 재미있고 마음 속 모험심을 자극하는 것이었지만 나를 놀라움 속으로 빠지게 한 것은 바다 물개와의 멋진 만남이었다. 바다 근처 폐목 위에서 햇볕을 받으며 낮잠을 즐기던 자연 속 물개를 나는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그들은 우리를 경계하지 않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관찰하며 우리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외삼촌 친구 분의 초대는 나에게 자연 속 다른 생명에 대한 나의 생각을 다른 방향으로 바꿔놓았다. 처음으로 세상은 사람들 것이 아니란 생각을 해보았다.
전주에 우리 집 역시 다른 집과는 사뭇 다른 환경이다. 마당을 누비는 4마리의 강아지, 2층 베란다와 거실을 점령하고 있는 6마리 고양이, 아침이면 시끄럽게 우는 산새무리, 가끔 나타나 햇볕을 즐기는 작은 꽃뱀, 어쩌다 출몰하는 고라니까지. 이렇게 우리집에 동물 가족이 많은 것은 우리 엄마의 동물권 활동의 결과이다. 동물권 활동가이신 엄마는 다른 동물과의 공존이 얼마나 중요한지 매번 기회가 될 때마다 나에게 얘기하신다.
요즘 AI 관련 뉴스를 보면서 ‘생명’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다. 우리가 잡아먹는 동물들이기에 언젠가는 죽임을 당하겠지만 요즘 뉴스를 장식하는 대량 생매장에 대해서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고병원성 AI는 결국 인간이 값싼 고기를 원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는 생각에 우리가 바꿔놓지 않으면 또 다시 이런 대량 살처분은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아무리 우리의 먹거리 식재료로 길러지는 동물이지만 그들은 나와 똑같이 살아있는 생명체 이다. 우리는 너무 이 사실을 잊고 사는 것 같다. 또한 나는 우리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기르는 동물들이 왜 이렇게 쉽게 병에 걸리는지에 대해서.
결국 싼 고기를 위한 공장식 밀집사육이 그 문제라고 본다. 최소비용을 들여 최대한 이익을 내고자 하는 극단적인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공장식 밀집 사육은 다른 생명에 대한 예의가 없는 ‘지옥’일 수 밖에 없다. 문제를 알았다면 합리적이고 성숙된 사회라면 어떻게하면 공장식밀집 사육을 줄여나갈 것인지 모두가 고민해서 답을 찾아야 한다. 동물권 활동가인 엄마와 많은 이야기 속에 나름대로 내가 찾은 해결책은 세 가지이다.
첫째는 먹거리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싼 고기소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의식적 소비활동이 시장상황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방법이 한꺼번에 변화를 이끌지는 못하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임이 분명하다. 둘째는 동물보호법 등 동물을 대하는 법과 행정이 바꿔야 한다. 이 방법은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이해를 이끌어 내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우리와 같은 청소년기에 다른 생명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도록 교육받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 세대가 어른이 되었을 때 다른 동물에게도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서 빨리 AI확산 뉴스가 잠잠해 지기를 바라며, 아침이면 나를 잠에서 깨워주는 산새들의 노래가 들리는 세상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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