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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속 인간의 외로움을 엿보다

▲ 이서영 한국외대 영어학과 2학년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하루가 무섭게 달라지는 것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 변화의 물결이 새삼 거대하게 다가온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일례로 들자면, ‘버디버디’로 시작해 ‘싸이월드’를 정점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대부분은 이미 추억 저 편으로 아스라이 사라졌다. 앞서 언급한 소위 전통적인 SNS의 시대는 지나갔고, 스마트폰 시장의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인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새로운 형태의 SNS들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루하루 고되게 살아가는 대부분의 현대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술이나 게임 혹은 담배 등에 의지하여 살아간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SNS를 통해서 위안을 얻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분, 초 단위로 순간 순간 스쳐가는 생각들을 일일이 자신의 SNS계정에 업데이트하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토록 SNS에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그 매력을 알아보고자 한 때 열심히 SNS를 했던 적이 있다. 다른 이들이 하는 것처럼 나의 일상을 공유했고, 그들의 일상 또한 공유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왜 나의 삶은 저들의 것처럼 화려하지 않은 것인가’와 같은 극단적인 생각들이 시시때때로 엄습했고 알 수 없는 빈곤에 시달리게끔 했다. 마침내 이 실험 아닌 실험은 종료했고 모든 SNS를 탈퇴했다. 다른 사람의 일상을 관찰하는 몇 달간의 시간은 오히려 자신의 삶에 더욱 집중하도록 노력하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자기보호의 하나의 방편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기를 싫어한다. 슬프고 불행한 감정들은 내면에 갈무리하여 잘 숨기고 즐거운 모습만을 타인에게 노출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SNS에는 행복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바로 여기에서 나만 불행하고 남들은 다 행복하다는 착각이 생기고, 남들과의 비교에서 오는 자괴감은 인간을 좀먹는다. 본질적으로 인간은 외로운 동물이기에, 자신의 내면의 공허함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단단히 포장하여 남들에게 보이는 것이다. 타인의 관심에 목마른 인간의 본능을 날카롭게 포착한 SNS의 본질을 깨닫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페이스북의 ‘좋아요’가 바로 그 증거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올리고 ‘좋아요’나 댓글을 기대한다. 그리고 그 욕망이 충족되었을 때 알 수 없는 안도감과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바로 이 것이 페이스 북을 그토록 흥하게 한 본질적인 요인이 아닐까 싶다. 페이스 북의 창시자인 마크 주커버그가 ‘좋아요’ 기능을 개발할 때 의도적으로 인간의 외로움을 공략했다면 그는 심리학에도 정통한 것이 틀림없다.

 

외로워하거나 슬퍼하는 내 안의 모습은 외면한 채, 보여주기 위한 사진을 찍고 글을 올리는 그 귀중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혹은 주변의 소중한 이에게 쏟아보는 것은 어떨까. 나와 남을 비교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내 안의 공허함을 메꿔가는 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싶다. SNS를 통해 나와 너의, 나아가서 우리 모두의 외로움을 발견하는 그 순간의 알싸한 동질감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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