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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앞으로' 그리고 '무임승차'

▲ 강현직 언론인·협성대 교수
지방선거가 채 80일도 남지 않았지만 아직도 뚜렷한 선거구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신당 창당 행보가 본격화하면서 3당 대결로 치러질 것 같던 지방선거가 양당 대결로 급속히 재정리되고 각 당들은 후보 선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기초단체장을 공천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야권은 후보들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고민이고 여당은 여당대로 경선과 선전을 위한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아무래도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는 광역단체장 선거이다. 수도권의 3개 광역단체장의 향배가 어떻게 될지, 고착화된 지역 구도에 변화가 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당은 각 시도 단체장의 경선 일정을 발표하며 단체장을 지키고 탈환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전북은 도백 후보에 한 명도 공모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반면 야권은 분주하다. 지역사회에 인재가 많음인가 모두 내로라하는 경력을 자랑하며 한 몸 던지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특히 선거를 코앞에 두고 아권 두 정당이 통합하였으니 경쟁은 가히 살인적이다. 고향을 떠나 중앙무대에서 활동을 하며 그럴듯한 경력을 싼 인사들이 ‘고향 앞으로’를 외치는가 하면, 선거 때면 등장하는 ‘메뚜기 정치인’도 있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던 노정객이 다시 선거에 뛰어들기도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전북의 선거 구도를 보면 더욱 그러하다. 중앙 무대에서 활동하다 갑자기 고향에의 출동이다. 그동안 활동했던 경험을 지역 발전에 보태겠다는 데는 굳이 시시비비 할 이유야 없지만 그들이 중앙 무대에서 활동할 때, 소위 중앙에서 힘 있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왔는가를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개인을 앞세웠는지 고향을 앞세웠는지, 그의 기본적인 노선과 신조가 요즈음 절실한 통합과 화해, 서민 복지와 인권 존중에 있는지. 과거의 행적은 지도자의 비전과 사고의 바탕이 됨을 우리는 알고 있다.

 

또 한 특징은 야권의 통합을 빙자해 소위 ‘무임승차’ 경향이다. ‘새정치’를 기치로 내걸면서 지분 챙기기, 나눠먹기 등 가장 반민주적인 구태의 전향을 재연하려 하고 있다. 신당 바람에, 새정치 흐름에 유권자의 귀와 눈을 막으려는 시도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유권자들은 신당이 강한 연고성을 주장하는 호남에서 후보를 어떻게 선출하느냐 다시 말해 밀실의 흥정이나 도민들의 표심을 왜곡하는 부적절한 행위가 존재할 것이냐가 전국 표심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정정당당한 대결만이 신당에 기대를 거는 국민들의 마음에 공감대를 심어준다는 것이다.

 

중국은 ‘하방(下放)’이라는 오랜 전통이 있다. 당원이나 공무원이 일정기간 농촌이나 공장에서 노동하는 것으로 덩샤오핑도 문화대혁명때 강서성에서 현지 활동을 하였으며 시진핑 주석도 산시성에 하방돼 7년간을 농민들과 더불어 살았다. 그는 이 시기에 ‘무엇이 실사구시인지, 누구를 민중이라 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중국의 하방은 오늘의 시각에서 보면 ‘국민과의 눈높이를 맞추라는 운동’이고 엘리트주의를 벗어던지고 국민과 더불어 숨 쉬라는 요구라 할 수 있다. 지도층에게 겸손을 배우고 철학과 가치관을 국민의 입장에서 다듬으라는 준엄한 기치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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