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 뿐인 인생 하고싶은 일 하면서 사람답게 살아가야
그들은 인터넷 사이트와 SNS를 통해 수많은 정보들을 공유하는데, 그 중에 ‘대기업 인사팀 18년차의 조언’이라는 글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글을 거칠게 요약하면 ‘대한민국의 재벌은 수출위주 제조업 중심이므로 공대를 가라.’, ‘문과는 서강대 경영이 대기업 입사 커트라인.’, ‘수도권 대학 못 갈 거면 차라리 지방 국립대 공대가 낫다. 대기업에서는 지방의 공단에 인력수요가 있기 때문.’, ‘경영, 영문 같은 학과는 포화상태라 이젠 나와도 의미가 없다. 차라리 희귀한 전공의 틈새학과를 가라.’, ‘여자는 이대나 숙대를 추천한다.’ 등등의 내용이 있다.
참으로 대한민국의 지금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현실적인 조언’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갖은 노력 끝에 대기업에 들어간다 해도, 결국 소모되고 대체되는 ‘부품’이 된다는 또 다른 현실은 간과한 조언이다. ‘공밀레’라는 농담 아닌 농담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말은 아이를 쇳물에 넣어 종을 완성했기 때문에 ‘에밀레’하고 울린다는 성덕대왕신종에 얽힌 설화에서 나왔다. 즉, ‘공돌이’를 갈아 넣어 물건을 완성한다고 할 정도로 착취당하고 버려지기에 ‘공밀레’라고 하는 자조적 표현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부품이 아니라 사람이고, 부품으로 착취당하며 살아가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다. 게다가 우리의 삶은 단 한 번뿐이다. 호스피스 전문의가 암 말기 환자들을 상대한 경험을 정리해 적은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가지’라는 책에서도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했더라면.’이라고 후회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니 단 한번뿐인 인생, 돈 벌려고 취직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그러나 이것 역시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첫 번째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찾는 것 자체가 어렵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자신이 선택하는 게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자기에게 맞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학창시절에는 ‘좋은 대학’만을 강요하고,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는 ‘취직’만이 전부인 한국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다가는 자칫 ‘낙오자’ 혹은 ‘패배자’ 취급받기 쉽다.
두 번째로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너는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니 돈을 적게 받아라.’라는 논리로 노동력을 착취한다. 이게 바로 ‘열정 페이 계산법’이다. 상식적인 자본주의 사회라면 있을 수 없는 괴상한 논리이지만, 우리나라에는 버젓이 통용되고 있는 ‘상식’이다.
단 한 번뿐인 인생, 하고 싶은 걸 하고 살기도 참 힘들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포기하지 않고 늘 자신을 성찰하며 꾸준히 노력한 결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젊음과 미래가 가능성과 희망이 아닌, 불안함과 절망을 가리키는 시대라 할지라도, 우리는 사람답게 살아가기를 포기해선 안 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