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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심을 찾도록 하자

▲ 안봉호 군산본부장
무려 300명이 넘는 사망자와 실종자를 낸 국내 최대 여객선인 세월호 참사는 사고발생 한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온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해경은 해경답게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선장은 선장답게 배와 함께 운명을 같이 하고, 해운사는 해운사답게 신성한 직업윤리를 가지고 있었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고교생 등 희생자를 생각하면 사전에 엄청난 희생을 미리 막을 수 있었을 터인데 그렇지 못한데에 대한 아쉬움과 분노, 울분이 마음속에서 응어리가 돼 가라 앉아 있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신성한 직업윤리는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우리 사회는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가. 고도성장이 가져온 겉모습의 화려함뒤에 내면의 영혼은 병들어 가고 있었단 말인가.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인간에게는 본래의 마음인 본심(本心)과 본심이 아닌 욕심(慾心)이 있다고 한다. 본심은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자연의 마음이지만 이를 거스르는 욕심은 악(惡)을 불러 불행을 자초한다.

 

욕심은 채워도 채워도 그 끝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친구사이라면 본심은 친구가 잘 될 수 있도록 도우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욕심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경쟁상대인 친구와의 의리나 도리를 내팽개치라고 유혹한다.

 

그 결과 친구도 잃어버리고 본인도 불행에 빠지게 된다.

 

세월호사고도 본심을 저버리고 ‘인간’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탐욕이 빚은 결과가 아닌가.

 

이 사고와 관련, 정부는 해운조합·한국선급 등 널리 만연돼 있는 비리를 도려내는데 주력하고 있고 감사원도 해경과 해양수산부 등을 상대로 지도·감독소홀의 책임을 묻기 위한 사정의 칼을 뽑아 들었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병의 원인을 치유하고 않고 겉으로 드러난 곪은데만 도려내는 현상치유에 불과하다. 본심을 찾기 위한 근본적인 치유가 필요한 이유다.

 

위임된 국가사무의 관리·감독을 가로막는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산하단체나 협회에 대한 낙하산식 자리독식구조등 잘못된 관행과 제도적인 문제점등을 살펴 뜯어 고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본심을 찾는 근본적인 치유에 나서야 한다.

 

세월호사고를 접하고 비통에 젖은 한 재미사업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드리는 글’에서 “‘한국은 안되는 것이 없는 나라’라고 들었다”면서 “‘안되는 것은 안되는 나라’가 되도록 해 달라”고 주문한 것도 본심을 찾아 달라는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서해훼리호 침몰 등 큰 사고가 발생했을 때마다 겉으로 드러난 문제있는 부분만 해결하는 현상치유에 치중해 왔다.

 

그래서 이번 세월호사고와 같은 대형사고가 반복되고 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본심을 살피는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으면 언제 또다시 대형사고는 인재(人災)라는 이름으로 찾아올 지 모른다.

 

이제는 욕심이 아닌 본심을 찾아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 삶에서 소중한 가치란 무엇인가’를 가르치는 인간에 대한 학문인 인문학에 중점을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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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봉호 ahnb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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